동물실험은 과학과 의학의 진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vs
동물실험은 무의미하게 생명을 죽이므로 폐지해야 한다?
동물실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복용하는 약부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샴푸, 린스, 화장품까지 거의 모든 제품은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거친다. 의약품 또는 화학물질의 안전성을 검증하거나 독성을 측정하기 위해 수많은 동물이 실험대 위에서 죽음을 맞는다. 이를 두고 동물보호단체들은 과학의 잔인성을 비난하며 동물실험 반대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동물실험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인간을 해부하지 않고도 신체의 생리적 구조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된 것도 동물 해부 덕분이었으며, 동물실험 결과 개발된 백신은 수억 명의 생명을 살려냈다. 동물실험이 없었다면, 과연 우리가 오늘날 건강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단지 동물들이 불쌍하고 실험 과정이 잔인해 동물실험을 반대할 수도 있다. 동물의 생명보다 사람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고 여겨 동물실험에 찬성표를 던질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대하여 더 잘 알아야 할 교양⑬ 동물실험, 왜 논란이 될까?》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백여 년 동안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논점 ‘동물실험’을 다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 청소년 독자들에게는 조금 어려울지언정,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과학에 대한 윤리적인 질문을 거침없이 던진다. 인간에게 직접 의학 실험을 할 수 없다면 동물은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원숭이나 침팬지 등 유인원은 안 되고 다른 포유류는 가능한가? 포유류가 아니라면 파충류, 곤충, 미생물에는 동물실험을 허용헤도 좋은가? 동물이 안 된다면 식물에는 실험을 해도 될까? 동물이나 식물이나 고통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 아닐까? ‘생명’이 개입한 문제기에 결코 쉽게 결론을 내릴 수는 없겠으나, ‘동물실험’이라는 하나의 주제 안에서 가지를 뻗는 생각거리는 무궁무진하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넘어 한층 더 큰 명제인 ‘생명윤리’를 고민하는 가운데 독자들은 논리력과 공감능력, 이해력을 한 뼘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첨예한 논란을 일으키는동물실험의 찬반양론을 명쾌하게 정리하여과학 윤리를 깊이 생각하게 해주는 청소년 교양 길라잡이!
《세상에 대하여 더 잘 알아야 할 교양⑬ 동물실험, 왜 논란이 될까?》는 그동안 출간된 청소년 교양서들과 비교해 분명한 차별성을 지닌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년 도서 최초로 ‘동물실험’을 직접 다루었다는 점이다. 성인들조차 일상생활 속에서 미처 자각하지 못하는, 알고 있다 해도 암묵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었던 불편한 진실을 직설적으로 풀어낸다.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 화장품이나 세제 등 생활용품의 안전성 테스트를 받으며 죽어가는 동물들의 사례에 이르면, 인간은 과연 자연의 어느 영역까지 오만하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동물실험이 인류의 역사에 기여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현대에 이르러 기존의 패러다임은 분명 전환기를 맞고 있다. 동물실험을 당장 없앨 수는 없기에, 과학자들은 고통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한 적은 수의 동물을 이용하도록 윤리적인 대안을 내놓고 있다. 독자들은 날카롭게 대립하는 찬성론과 반대론을 접하는 가운데,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스스로 가치관을 수립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책 속에서
동물실험이란 무엇일까요?
오늘날 실험에 쓰이는 동물은 생쥐(마우스), 흰쥐(랫드), 토끼, 기니피그, 햄스터, 사막쥐(저빌), 고양이, 개, 조류, 양서류, 어류 등입니다. 원숭이 또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여러 유럽 국가에서 실험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스웨덴, 네덜란드에서는 침팬지, 고릴라와 같은 유인원을 실험 에 이용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어요. 침팬지를 대량으로 실험에 이용하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합니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동물은 설치류로, 실제로 실험에 이용되는 동물의 90퍼센트 이상이 흰쥐와 생쥐입니다. 한편 영국에서는 공인된 기관에서 사육한 동물만을 실험에 이용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길을 잃거나 버려진 애완동물을 실험에 이용하는 것은 불법이지요. 하지만 이 법이 잘 지켜지고 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17~18쪽
의학 연구에 이용되는 동물실험
동물실험이 보편화하면서 의학의 발전 속도가 빨라진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척추손상과 뇌졸중 환자의 치료뿐만 아니라 개심수술(심장을 절개하여 하나 이상의 심방이나 심실을 노출시키는 수술)과 천연두, 홍역, 광견병, 볼거리 등의 백신, 백내장 제거, 고관절 치환 수술 등이 가능해진 것도 동물실험의 덕분이지요. 1950년대에는 침팬지 등 유인원을 대상으로 실험하여 정신분열증 치료 약물을 개발하였습니다. 유인원 연구는 계속되어 1960년대에는 풍진(독일 홍역) 백신이, 1970~80년대에는 화학
요법 등 암 치료방법이 개발되었지요. B형 간염과 에이즈 예방 백신, 장기이식 거부반응 억제제 역시 동물실험을 거친 약품이에요.
-43쪽
독성 시험
드레이즈 테스트(안(眼) 자극성 시험)는 샴푸 등의 신제품이 지닌 자극의 정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 시험에서는 시험물질을 동물(주로 설치류나 토끼)의 눈이나 피부에 바른 뒤 몸통을 장치에 고정해 긁거나 문지르지 못하게 한 뒤 결과를 기록하지요. 그러나 드레이즈 테스트가 동물에게 필요 이상으로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안겨줄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인간이 그 실험물질에 노출되는 상황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64쪽
실험동물의 권리와 복지
동물은 자신의‘권리’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표현하지도 못합니다. 그럼에도 동물에게 권리가 보장되어야 할까요? 어린아이들 또한 권리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사회는 아동 또한 권리를 가진 인간으로 인정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동물의 권리도 인정할 수 있는 걸까요? 그렇다면 일부 동물(예를 들면 유인원)이 다른 동물보다 더 많은 권리를 가져야 하나요? 과학적 발견을 위해 동물을 희생시키는 것, 가령 인간의 통증을 덜어주는 약품을 검증하기 위해 동물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이 정당한가요? 왜 우리 인간의 고통이 다른 동물의 고통보다 중요한가요? 한 집단의 동물을 이용하여 다른 집단을 돕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8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