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와 용기로 세계를 함께 바꾼
마틴 루터 킹과 로자 파크스의 이야기
보이콧은 몇 달간 지속되었다.
사람들은 행진을 믿었다.
그리고 자신들을 믿었다.
“발은 지쳤지만 영혼은 평안해요!”
한 할머니가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세계를 바꾸려면 연대와 용기가 필요하다!
-인종차별에 맞선 투쟁에 마음을 함께 한
용기 있는 두 사람의 감동 스토리
시중에는 마틴 루터 킹과 로자 파크에 관한 책이 이미 많다. 하지만 그 책들은 마틴이 어떻게 인종 차별에 반대했는지, 로자 파크스가 버스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줄 뿐,
노예제 폐지와 인종차별 폐지라는 장대한 역사의 한 순간으로서 두 사람의 삶의 만남, 연대와 용기 있는 투쟁을 이 책처럼 흥미롭고 감동적인 서사로 담아내고 있지는 못하다.
우리가 알아야 할
오늘날, 바로 여기의 인종차별 문제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와 우리 아이들은 인종 차별 문제와 동떨어져 살아가는 것 같지만
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필리핀,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온 타민족, 타인종과 함께
살아가는 오늘날, 인종간 평등의 문제는 이곳의 첨예한 사안이다.
19세기 중엽 링컨이 노예 제도를 폐지했지만 당시 인종 차별은 여전했고 버락 오바마가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지만, 미국 내 인종 차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이 책은 인종 차별 문제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주며 장대한 인종 차별 철폐의 역사
속에서 피어난 투쟁과 결실의 순간을 그려내고 있다.
오늘날 한국에서 이 책이 남다른 가치를 지니는 한 가지 이유다.
인종 차별을 영원히 종식하기 위해서는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로자 파크스 같은 인물들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의 연대와 용기가 여전히 필요함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
멋진 삽화로 요약된
노예제와 노예의 어두운 역사
그리고 인종차별에 맞선 투쟁의 역사
그림 작가 자우는 책 중간에 19세기 노예제가 폐지되기까지의 노예제 역사를 순차적으로
밟아간, 1미터 길이의 역사 삽화를 그려 넣었다.
잉크가 아닌 가는 펜으로 섬세하게 그려진 이 멋진 작품에서 독자는 16세기 이후
19세기 중반 노예제 폐지까지 노예들의 어둡고 비참한 삶의 역사를 한 눈에 만나볼 수 있다.
책의 후반부에는 미국 인종분리주의와 몽고메리에서의 차별, 미국흑인지위향상협회의 활동,
로자 파크스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개인사, 1955년 보이콧 운동 이후의 차별철폐운동,
오늘날의 미국과 당면 문제들을 다룬 ‘이해를 돕는 글’이 실려 있어, 흑인인권운동과
두 사람의 삶에 대해 더 소상히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돕는다.
프랑스 동화작가 라파엘 프리에, 그림작가 자우와 만나다
그리고 번역자 곽노경의 노련한 문장
10여 편의 전기와 소설을 쓴 바 있는 동화작가 라파엘 프리에의 물 흐르는 듯한 스토리
전개. 그리고 100편이 넘는 책에 삽화를 그린 그림 작가이자 2011년 일러스트레이션
그랑프리를 수상한 바 있는 자우의 그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이 책의 가치를 빚어내고 있다. 이러한 원서의 빼어남은 번역자 곽노경의 노련하고 능숙한
번역문에 힘입어 한국어 작품으로 고스란히 되살아날 수 있었다.
□ 책 속으로
당시 남부의 애틀랜타라는 도시에 살던 한 소년이 현실에 눈을 떴다. 몇 년 뒤에 전 세계가 이 소년의 이름을 듣게 되었다. 그가 바로 마틴(Martin)이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마틴은 총명하고 감수성이 예민했지만 다소 반항적이었다......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사가 되기로 결심한 마틴이었지만, 나중에는 흑인을 위한 소송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 마틴은 인종차별이 극심한 남부의 몽고메리로 내려가기로 결심했다. _본문 13쪽
1955년 12월 1일, 로자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자는 종일 이런저런 일로 뛰어다니느라 몹시 지쳐 있었다......버스가 도착했다. 흑인들에게 할당된 버스 뒷자리들은 이미 흑인들로 꽉 차 있었다. 그래서 로자는 백인들에게 우선권이 있는 버스 앞의 빈자리에 앉았다. 한 백인 남성이 다가와 당장 백인 자리에서 일어나라며 윽박질렀다. 로자는 꿈쩍도 안 했다. 매번 백인들에게 양보하는 데 진저리가 났다. 오늘은 버스 뒷자리로 돌아가 처박히지 않으리라. 로자는 주먹을 꽉 거머쥐었다. 버스 운전사도 로자에게 자리에서 빨리 일어서라며 백인 남성과 합세했다. 로자는 그들이 두렵지 않았다. “싫어요!” 로자가 단호히 말했다. “좋아, 그럼 경찰을 부르지.” “맘대로 하세요.” _본문 16쪽
위협이 있었지만 보이콧은 몇 달간 지속되었다. 사람들은 행진을 믿었다. 그리고 자신들을 믿었다. 그래서 몇 시간 내내 걷고, 약한 이들을 안은 채로, 서로 팔짱을 끼고 걷고 또 걸었다. “발은 지쳤지만 영혼은 평안해요!” 한 할머니가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_본문 24쪽
몽고메리의 흑인들은 381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행진했다! 마침내 1956년 12월 20일에 앨라배마 주는 미국 연방 대법원의 요구대로 인종차별법을 철회했다. 이후 흑인들도 백인들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어디든 원하는 곳에 앉을 수 있게 되었다. 다음 날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친구들은 아침 첫 버스에 올랐다. _본문 32쪽
로자 파크스의 용감한 행동이 일어난 지 50년 뒤, 노예제도가 폐지된 지 한 세기 반 만인 2008년 미국인들은 새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했다. 그가 바로 버락 오바마((Barack Obama)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었다. _본문 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