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보낸 한 시간

칼린 L. 프리드먼 | 내인생의책 | 2017년 02월 10일 |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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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 브리티시컬럼비아 내셔널 어워드 수상 ★
★《글로브앤메일》 선정 올해의 책 100 ★
★《룸 매거진》 선정 올해의 페미니즘 도서 ★
★ CBC 선정 올해의 책 100 ★

연대와 극복, 나아가 사회 정의를 이야기하는
1시간, 16년 그리고 지구 한 바퀴의 기록
성폭행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한 실화와
우리가 요구해야 했고, 요구해야만 하는 것들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


나는 곧 경련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머리채가 잡혀 비틀리는 순간의 기분이 떠오를 때면 그 고통을 덜어보려는 양 어느새 목을 잔뜩 움츠려 둥글게 구부리게 됐다. 손아귀에 붙잡혀 턱이 으스러질 것 같던 느낌이 되살아나기라도 하면 얼얼해진 턱의 감각을 되살리려는 듯 이리저리 입을 움직여댔다. 항문이 찢기는 고통스러운 기억이 나를 덮칠 것만 같을 땐 누구의 침입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항문에 잔뜩 힘을 주고 버텼다. 그러다 식칼이 왼쪽 목을 짓누른다는 기분이 들면 고개를 옆으로 툭 떨어뜨리곤 한다.
- <사건 이후>, 68쪽 중에서

스물두 살의 여름날, 배낭을 둘러메고 떠났던 프랑스의 파리에서 저자는 옛 애인의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그리고 그 일은 저자의 삶을 돌이킬 수 없이 뒤바꿔놓는다. 새로운 곳에 갈 때마다, 새로운 애인을 만날 때마다, 주거지를 옮기거나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아갈 때, 심지어는 익숙한 곳에서 익숙한 일들을 할 때조차 그때의 기억은 저자를 잊지 않고 따라다닌다.
사건을 겪은 뒤 저자와 저자의 가족이 택한 전략은 은폐였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양, 저자는 지인과 만나는 사람에게 과거를 대체할 새로운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사건에 대해서는 침묵을 택해버린다.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도 아무 일도 없었다며, 훌훌 털고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되뇐다. 그러나 은폐 전략의 결과는 몸과 마음, 생활, 성생활까지 모두를 걷잡을 수 없이 부서지게 만들고 만다.
책의 전반부는 사건 당일의 기억과 은폐, 그로 인해 파괴되어가는 저자의 일상을 치열하고 세밀하게 묘사해낸다. 암암리에 사회를 돌고 있는 xx동영상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과 그 이후 망가져가는 삶의 모습은 마치 한 편의 다큐를 보는 듯 소름끼치면서도 인상적이다. 반면 평생 떨칠 수 없는 트라우마를 긍정하고 빈부와 국가를 가리지 않고 존재하는 가부장제라는 사회의 불평등, 기울어진 권력의 불평등 타파를 주장하는 저자의 모습은 감동을 넘어 몰입하게 만든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침묵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심지어 침묵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마는 악덕이라고. 우리가 강간이라는 지독한 현실을 끝장내려면 침묵을 끝내고 이제는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낯선 사람을 조심해! 그 말이 과연 옳은 말일까?
이 세상은 안전하지 않다 특히 당신이 여성이라면 더더욱
한국은 물론 대부분의 소위 ‘선진화된’ 국가에서 부모들은 어린 여자 아이에게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위험한 곳은 찾아가지 말며, 복장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러한 충고들은 나이를 먹어가는 동안, 성교육이니 성폭행 방지 교육이니 하는 이름하에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될 때까지 사회나 국가 차원에서 꾸준히 이루어진다. 국가와 사회는, 선생님은, 부모님과 선배들은 이야기한다. 이 세상은 기본적으로 안전한 곳이라고, 그러니 스스로 조심해 피하면 대부분의 좋지 않은 일은 예방할 수 있다고. 그러나 정말일까?
세상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이 대부분 잘 아는 사람이나 친지에 의해 벌어지며 그 장소도 전혀 낯설지 않은 곳이 다수라는 통계는 접어놓더라도 이러한 말은 심하게 모순적이다. 안전한 세상인데 조심해야 한다고? 왜 여자만? 심지어 이런 식의 선입견은 실제 피해를 당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바로 안전한 세상에서 자신의 잘못으로 피해를 당하고 말았다는 수치심을 남겨놓고 마는 것이다. 심지어 피해자는 자신의 잘못을 숨기고자 스스로에게, 사회에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솔직함 대신 이들이 택하는 건 침묵이다.
왜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껴야 할까? 가해자도 아닌데 왜 피해자가 거짓과 침묵을 선택해야만 할까? 저자는 그 이유를 사회가 안고 있는 권력의 불평등, 다시 말해 빈부와 국가를 막론하고 전 세계에 만연한 가부장제의 문제에서 찾고 있다. 이 사회에서 강간은 여전히 진정한 범죄가 아니다. 만약 강간이 진짜 범죄로 인식된다면 피해자가 오히려 죄책감에 떨며 숨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 세상이 전적으로 안전한 곳이라는 말도, 또 그처럼 안전한 곳에서 강간을 당하고 말았다는 말도 결코 진실이 아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사회적 관점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시한 채 지내는 방법이 있는데, 그러려면 우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여성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다른 여러 가지 이유에 대입해보더라도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강간당했다고 믿는 것보다는 그 편이 훨씬 더 수월하고 덜 고통스럽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이야기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스스로를 탓하는 대신 차라리 정의를 외쳐라
비단 저자만이 아니라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성적 폭력을 당한 여성은 자신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이 안전한 세상’에서 유독 ‘내가’ 심한 일을 당하고 말았다고, 그러니 나는 유별나게 몹쓸 인간을 만났거나 아니면 자신이 잘못된 장소에서 잘못된 행동을 한 영향도 있을 거라며 스스로를 탓하고 만다.
하지만 저자는 주장한다. 침묵은 결코 정답이 아니라고. 그러면서 자신이 이 책을 쓴 까닭도 오직 침묵하는 그들을 위해서라고 이야기한다. 침묵은 상황을 악화시킨다. 한 명의 범죄자를 감옥으로 보내본들 이 사회가 달라지는 것도 없다. 가난한 사람 한 명을 구제하는 건 그 자체로는 칭찬받을 일이지만, 권력의 재분배라는 사회 정의를 실현하지 못한다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마찬가지로 저자는 지금이야말로 여성들 모두가 침묵을 버리고 세상을 향해 정의를 외치기 시작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남성과 여성 사이에 만연한 불균등한 권력의 분배를 해소시키는 일에 우리 모두 동참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그 첫 걸음은 여성들 각자가 침묵이 아닌 목소리를 내는 것이며, 스스로를 탓하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고, 이 불공평한 세상에서 위험에 처한 여성들에게 역사상 한 번도 공평하게 주어지지 못했던 권력을 소리 높여 요구하는 것이다. 가부장이라는 이름하에 지금까지 여성에게는 결코 주어지지 않았던 그 권력을.


말하고, 공감하고, 주장하라
개인을 넘어선 사회 차원의 연대를 위하여
이 강렬한 이야기 속에서, 철학자 칼린 프리드먼은 1990년 파리의 밤으로 되돌아간다. 훗날 자신의 삶을 영원히 바꾸어놓을 지독한 폭행과 마주한 파리의 한 시간, 스물두 살의 그 한 시간 속으로. 과감한 고백서의 성격을 띠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무섭도록 객관적인 이 책, 《파리에서 보낸 한 시간》은 독자를 소름끼치도록 인상적인 여행으로 데려간다. 파리의 어느 허름한 아파트에서 시작하여 아프리카 오지의 병원으로 끝나는 이 여정은 반항기의 소녀에서 사회인이 되어가는 저자 자신의 성장기이면서, 빈부와 국적에 상관없이 여성이라는 존재 앞에 놓인 세계의 불평등을 자각해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강력한 행동 방침, 그러니까 ‘말하고, 공감하고, 주장하라’를 깨닫게 된 여정이기도 했다.
오늘날 세 명의 여성 중 한 명은 성적 폭력의 희생자이며,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자신이 겪은 일을 남 앞에서 밝히기를 두려워한다. 저자는 성적 폭력을 겪은 여성들이 ‘무엇에 맞서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강렬하면서도 핵심적인 시점을 제공한다. 또한 이 책은 성적 폭력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사회 문제의 근원에 던지는 위급 신호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적 폭력은 세계에 만연한 성적 불평등에 기인하고 있다고 단호하게 주장한다. 그리고 바로 지금이 모든 여성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네 기억이 그 내용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감추고 혹은 차단시키는 방식을 통해 우리는 트라우마에 관한 중요한 사실을 터득할 수 있다. 진실과 자유에 관한 사실을 파악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그 깨달음의 정도가 우리가 희망하는 수준에 못 미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어쨌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나와 꼭 같은 경험을 한 성폭행 피해자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점이다. 만일 당신도 이들 중 한 사람이라면 앞으로 소개될 내용, 특히 첫 장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끔찍했던 기억이 되살아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기억해줬으면 한다. 이 책은 바로 당신을 위한 것이라는 걸.
- 저자의 말 중에서

■ 추천사


이 놀랍고도 섬뜩한 이야기는 강간에 대해 사회 통념의 이면에 숨은 충격적인 진실을 말해준다. 강간은 한순간의 무서운 경험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일생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사건이다. 강간이라는 현실을 끝장내기 위해 어째서 온갖 수단을 다 써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 이브 엔슬러, 극작가, 사회운동가,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저자

저자는 강간을 단순한 범죄로 보는 통설에 강하게 도전한다. 강간은 여성에 대한 억압과 성차별에서 기인하며, 이러한 구조적 불평등은 누군가 나서서 말하기 전까지는 끊이지 않고 지속된다. 이 책의 솔직한 진술은 사회 정의에 관심이 있는 독자나 성차별과 성폭력의 피해자들과 그들의 연인들, 마지막으로 정신 치료 전문가들 모두에게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 《라이브러리 저널》

이 강렬하고 과감한 책에서…… 저자는 예리한 통찰력과 트라우마에 관한 폭넓은 지식을 종횡무진 휘두르며 강간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명쾌하게 풀어낸다. 그리고 강간이 그녀 자신의 인생과 다른 많은 사람들의 삶에 어떤 자취를 남겼는지 진솔하게 고백하고 있다.
- 《내셔널 포스트》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한 명의 강간범을 감옥에 집어넣는다고 해서 사회에 폭넓게 번진 성적 폭력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이것은 배고픈 사람 한 명에게 식사를 대접한다고 해서 빈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러나 강간의 경험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는 일은 진정한 변화를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 《토론토 스타》

강간과 그 피해자에 대한 사회의 시선과 문화를 바꾸려는 사람을 위한 필독서. 끔찍한 기억에서 회복해가는 과정에 대한 저자의 솔직함과 성찰이 눈부시다.
- 《글로브앤메일》

여기 에세이의 표본이 있다. 무너진 심신을 안고 저자가 어떻게 삶을 이끌어갔는가에 대한 묘사가 가슴을 울리며, 말할 수 없이 감동적이다.
- 아마존 독자 Wendy Hammondon


■ 책 속에서

트라우마는 영영 사라지지 않으며, 강간 사건의 기억은 평생토록 내게 어둠의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사실 그 기억들은 장소에 상관없이 나를 덮치곤 한다. 한낮에 마을 커피숍에 앉아 있든, 친구들과 함께 밤늦게 귀가하든, 기억들은 늘 내 어깨를 짓누른다. 일터에서, 강의실에서, 야외에서, 하키 경기 직전 탈의실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무엇보다 그런 기억은 침실까지 끈질기게 따라붙곤 한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이 세상이 전적으로 안전한 곳이라는 말도, 또 그처럼 안전한 곳에서 강간을 당하고 말았다는 말도 결코 진실이 아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사회적 관점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시한 채 지내는 방법이 있는데, 그러려면 우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여성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다른 여러 가지 이유에 대입해보더라도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강간당했다고 믿는 것보다는 그 편이 훨씬 더 수월하고 덜 고통스럽다.
- <이야기를 시작하며> 중에서

나는 곧 경련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머리채가 잡혀 비틀리는 순간의 기분이 떠오를 때면 그 고통을 덜어보려는 양 어느새 목을 잔뜩 움츠려 둥글게 구부리게 됐다. 또, 로버트의 손아귀에 붙잡혀 턱이 으스러질 것 같던 느낌이 되살아나기라도 하면 얼얼해진 턱의 감각을 되살리려는 듯 이리저리 입을 움직여댔다. 항문이 찢기는 고통스러운 기억이 나를 덮칠 것만 같을 땐 누구의 침입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항문에 잔뜩 힘을 주고 버텼다. 그러다 식칼이 왼쪽 목을 짓누른다는 기분이 들면 고개를 옆으로 툭 떨어뜨리곤 한다.
- <사건 이후>, 68쪽 중에서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이 세상이 기본적으로 안전한 장소이므로 스스로 조심하기만 하면 웬만한 피해는 입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고 배워왔다. 그러니 본인만큼은 영혼이 짓이겨질 정도로 잔인한 폭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러한 생각은 아주 국소적으로만 맞아 들어갈 수 있다. 그러니까 성인 남성의 경우라면 그러한 폭력을 피해갈 수도 있다는 말이다.
- <상처 끌어안기>, 157~158쪽 중에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랍의 기혼 여성 중 50퍼센트가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씩은 가정 폭력을 경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육 분마다 강간이 발생하는 미국의 경우 여성 인구 가운데 17퍼센트가 강간당한 후 혹은 강간 시도 중 탈출해 살아남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그 중 21퍼센트에 해당하는 여성들이 처음 강간당할 당시 12세 이하였으며, 32퍼센트는 12~17세였다. 캐나다에서는 여성 인구의 절반(51퍼센트)이 16세 때부터 적어도 한 번씩은 신체적 혹은 성적으로 폭력을 경험한 바 있으며, 매주 1~2명의 여성들이 현재 혹은 과거의 배우자에 의해 살해당하고 있다. …… 동서양 혹은 부유층과 빈민층을 막론하고 어느 나라에서든 강간과 가정 내 폭력은 놀랄 만큼 높은 비율을 기록한다.
- <2008년, 아프리카>, 165~166쪽 중에서

성폭행이라는 개념에 대한 최적의 정의에 관해서는 철학자들 사이에서도 일부 논란이 있다. 상호간 합의가 결여된 상태에서 이루어지거나 강제성을 띤 성관계 혹은 두 경우 모두라고 해석하면 성폭행을 가장 잘 이해한 걸까, 아니면 강제로 성관계를 맺도록 위협받은 경우라고 정의해야 가장 알맞은 표현이 되는 걸까? …… 그리고 피해 여성이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아야만 강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 이러한 의문들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성폭행의 정의는 법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2008년, 아프리카>, 179~180쪽 중에서

하지만 이처럼 개인사를 솔직히 공개할 때는 정치적 사유도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왜냐하면 강간 사건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함으로써 우리는 그 일을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점이자 부와 권력의 분배 방식에서 야기된 문제로 다시금 조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성폭행이 사회적 문제라는 사실은 좀처럼 인식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런 성격의 사건은 지극히 개인적이어서 감춰지기 십상인 탓이다. 더불어 강간은 일반적으로 개인적인 차원에서 경험하게 되다 보니 쉽게 비밀에 부쳐질 뿐 아니라 그 기억이 은연중 신체와 성생활에 스며들어 당사자에게 고립감을 안겨 줄 수 있다. …… 여성과 아동의 신체를 대상으로 남성들에 의해 널리 자행되는 조직적 만행은 폭력을 당한 희생자들의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점으로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가난이 한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점으로 판단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 <다시 찾은 그곳, 파리>, 251쪽 중에서

저자소개

지은이 칼린 L. 프리드먼
1968년 캐나다 위니펙의 마니토바에서 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이후 뉴욕으로 이주하여 패션 머천다이징 고등학교에 다녔지만 곧 철학이 진정 자신의 흥미를 끄는 분야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몇 년 뒤에는 위니펙으로 돌아가 마니토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대학에 입학한 첫 해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고,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이 파리였다. 1990년 8월 1일 밤. 당신은 이 운명의 밤에 대한 모든 것을 이 책, 《파리에서 보낸 한 시간》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마니토바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밟은 뒤 토론토 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겔프 대학에서 철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역자소개

옮긴이 이민정
계명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으며, 국내 유수의 기업에서 통번역가로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경험했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당신이 마음껏 기적을 빚어낼 수 있도록》 《힐링 에너지 공명》 《스탠딩 톨 ―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은 감동과 나눔의 힐링 스토리》 《내 남은 생의 모든 것》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소개

이야기를 시작하며 … 6
1. 1990년 8월 1일, 파리 … 13
2. 사건 이후 … 48
3. 상처 끌어안기 … 105
4. 2008년, 아프리카 … 163
5. 다시 찾은 그곳, 파리 … 213
감사의 말 … 255
참고 문헌 …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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