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아이들에게
아이들은 자기가 잘하는 걸 뽐내고 싶어 합니다. 시험에서 백 점을 맞고, 그림을 잘 그려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칭찬받고 싶어 하지요. 그런데, 자기가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어떨까요? 옆의 친구의 시험지에 비해 빨간 줄이 가득한 자신의 시험지와 삐뚤빼뚤한 글씨에 혼이 나면서, 지금의 ‘나’를 부끄러워하지는 않을까요?
모든 것을 잘하지 못하는 ‘나’여도, 있는 그대로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전해 주면 어떨까요? 모든 걸 다 잘하진 못해도, 충분히 멋진 아이라는 걸요. 공부, 그림, 운동도 모두 잘하는 ‘나’가 된다고 무조건 행복해지지는 않는다고요.
스스로를 소중히 하다보면 알게 될 겁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에요. 더욱 당당하고 멋진 아이가 될 거예요.
모든 것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여도 괜찮잖아요! 그 자체로 이미 소중한 존재이니까요.
지금의 ‘내’가 싫으니?
뭐든지 순식간에 잘했으면 좋겠다고?
그렇다면 찾아와! 꼬마 도깨비의 별별 약국으로!
빨간 줄이 가득한 글짓기 공책, 오십 점짜리 시험지, 낙서 같은 그림.
진서는 공부, 그림, 운동, 잘하는 것 하나 없는 아이입니다. 학교에 가기 싫어서 매일 아침 꾀병 부리는 것이 일상이지요. 물론, 매번 들통나기 일쑤지만요.
그런 진서에게, 어느 날 나타났어요. 꼬마 도깨비의 별별 약국이! 돈은 필요 없어요! 머리카락 한 올만 있으면 돼요! 의사 선생님을 감쪽같이 속이는 꾀병약, 시험 백 점 맞는 약, 개그맨처럼 웃기는 약……. 꼬마 도깨비의 약만 있으면 정말 뭐든지 한 번에 잘할 수 있다니까요. 엄마와 아빠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돼요!
약만 있으면, 진서는 원래의 모습과 다르게 모든 잘해나갈 것만 같았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똑같이 생긴 아이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친구들도 부모님도 뭐든지 잘하는 가짜 진서가 진짜인 줄 알아요. 약을 만드는 꼬마 도깨비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진짜 진서는 어떻게 진짜가 되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뭐든 잘하는 가짜를 잘하는 것 하나 없는 진짜 진서가 이길 수 있을까요?
▶ 책 속으로
나는 느릿느릿 학교로 가면서 글짓기 공책을 펼쳐 봤어. 선생님이 틀린 글자나 문장을 빨간 펜으로 쫙쫙 그은 다음 다시 써넣었기 때문에, 공책이 지저분했어. 원래 내가 쓴 글은 읽기 힘들 정도였지. 어른들은 왜 틀린 글자에만 관심을 가질까? 내용을 잘 보면 꽤 재밌는데 말이야.
_본문 11쪽
어이구, 또 시험이네. 나는 수학도 못하지만 국어도 엄청 못해. 시험을 엉망으로 보면 엄마, 아빠가 폭풍 잔소리를 퍼부을 텐데. 채린이는 또 얼마나 날 무시할까? 그 순간 ‘꼬마 도깨비의 별별 약국’이 생각났어. 꾀병약도 만들었는데 공부 잘하는 약 정도야 식은 죽 먹기겠지?
_본문 32쪽
나는 가슴이 뜨끔했어. 그건 ‘달리기 잘하는 약’을 먹었기 때문이지, 진짜 내 실력은 아니었으니까. 나는 애들한테 떠밀리다시피 운동장 끝으로 갔어. 그리고 가짜랑 나란히 출발선에 섰지. 마음 같아서는 그냥 도망치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고, 정말 난처했어. 슬쩍 가짜의 표정을 보니, 녀석은 여유롭게 웃고 있었어.
_본문 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