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차세대 여성 감독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
영화 <작은 아씨들>의 모든 것을 담아낸 공식 메이킹북!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영화 TOP10★
★제32회 미국 시카고 영화비평가협회(CFCA) 4관왕★
★제77회 골든 글로브,골든 글로브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 음악상 노미네이트 ★
★제25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9개 부문 노미네이트★
‘여성’과 ‘예술’을 말할 때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이름, ‘조 마치’
“난로 옆에서 꾸벅꾸벅 조는 건 딱 질색이야.
난 모험이 좋아. 나가서 재미있는 일을 찾아볼 거야.” -조 마치 (p.41)
낡은 외투에 고무장화, 한 손에는 빗자루, 다른 한 손에는 삽을 든 채 쿵쾅거리며 현관을 나서는 소녀. 어디 가느냐는 언니의 물음에 “운동하러 가.” 하고 ‘쿨’하게 말하는 소녀의 이름은 ‘조 마치’다. ‘작은 아씨들’의 둘째인 그녀는 그 존재가 ‘넘사벽’이었던 당대부터 태어난 지 150년이 되는 오늘날까지 수많은 여성들에게 ‘워너비’이자 ‘롤모델’이 되어주었다. 인생의 소울메이트를 심지어 이성 가운데서 발견하지만, 그 ‘행운’을 스스로 박차고, 오직 글쓰기에서 행복을 찾으려 했던 조. 그녀가 지금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다면, 그녀의 목소리는 어떤 울림을 줄까?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여성 영화 제작자들도 그 점이 무척이나 궁금했던 것 같다. 1994년, 이미 한 차례 『작은 아씨들』을 영화화했던 그들이 25년 뒤, 또 한 편의 <작은 아씨들>을 만들기 위해 뭉쳤으니 말이다. 그뿐 아니다. 영화 <레이디 버드>(2017)로 아카데미 5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배우에 이어 감독으로서의 재능까지 인정받은 차세대 여성 감독 그레타 거윅이 감독을, 그런 감독에게 “배우라기보다는 창의적인 파트너”라고 인정받은 시얼샤 로넌이 ‘조 마치’ 역을 맡았다. 우리의 ‘조’가 어느 때보다 ‘조’다울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이다.
“모든 세대가 그들의 어린 시절을 형성해 온 고전 영화와 도서들을 다시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우리 시대를 위한 것’을 찾아볼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1994년의 우리에게는 특정한 종류의 『작은 아씨들』이 필요했는데, 2019년에도 마찬가지라는 느낌이 들어요. […] 우리는 이야기를 가져야만 해요.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 자신을 보고, 우리 시대에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면서 극장 밖으로 걸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로빈 스위코드(<작은 아씨들> 공동 제작자) (p. 21)
영화 개봉과 함께 원작 소설인 『작은 아씨들』과, 영화 <작은 아씨들>의 해설서인 『작은 아씨들 무비 아트북』이 동시에 출간되었다.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의 팬으로 2019년판 영화 <작은 아씨들>을 통해 다시 한번 감동받기 원하는 고전적인 팬들은 물론, 아직 작품을 접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서도 2020년은 완벽한 조건이다. 『작은 아씨들 무비 아트북』에는 세계적인 고전을 써낸 루이자 메이 올컷에 대한 전기적인 사실부터, 어린 시절부터 『작은 아씨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들려주는 영화 제작 배경, 원작과 등장인물에 관한 깊고도 참신한 이해, 시대적 배경을 가진 고전을 스크린에 옮기는 작업이 어떤 것인지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영화의 제작 과정까지 충실히 담겨 있다. 읽고 보는 것만으로 고전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감독과 배우 인터뷰, 스틸컷,
영화 속 음식, 의상, 소품에 대한 숨은 이야기들
『작은 아씨들 무비 아트북』에는 감독과 배우들의 깊이 있는 인터뷰뿐 아니라 영화 속 음식, 의상, 소품 등을 담당한 제작진들의 목소리도 충실히 담겨 있다. 영화 속에서 조가 집을 떠나 뉴욕으로 향하며 들고 간 여행 가방은 실제 1800년대 여행 가방을 어렵게 대여한 것으로, 소품 감독 데이비드 굴릭은 조가 가방을 너무 적게 가져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뉴욕에 갈 때 들고 갈 물건들로 스크린 테스트까지 진행했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의상 디자이너 재클린 듀런은 베스가 죽고 가족들이 입는 애도 의상을 디자인하며 각 인물들이 느낄 슬픔에 따라 색과 의상 스타일을 달리했다. 마미는 검은색으로, 메그는 그보다 한 낮은 단계의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회색으로. 조는 베스가 죽고 곧 옷을 준비할 성격이 아님을 고려해 베스가 죽기 전부터 애도 의상을 입고 있도록 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크리스틴 토빈은 빅토리아 시대 정통 요리법을 마치 가족의 실생활에 맞게 단순한 조리법으로 재탄생시켰다. 안무가 모니카 빌 반스는 네 번의 춤 장면을 위해 배우들과 2주에 걸쳐 20시간짜리 리허설을 진행했고, 촬영 때에는 (이후에 사용될 영화 음악이 아닌) 데이비드 보위를 틀어놓는 전략으로 배우들의 풍부한 감성을 이끌어냈다.
2019년판 영화 <작은 아씨들>은 감독 자신이 밝히고 있듯 원작에 충실한 작품이지만 시작 부분은 원작과 다르다. 아버지 없이 지내는 첫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마치 자매들의 대화가 아니라, 1868년 가을 뉴욕, 조가 초조함을 털어버리고 자신의 소설을 팔기 위해 대담하게 출판사 사무실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바다 건너 파리에서는 막냇동생 에이미가 다른 화가 몇 명과 함께 간 소풍에서 자세를 잡은 신사 둘과 숙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콩코드의 집에 남은 베스는 텅 빈 방에서 홀로 피아노를 연주한다. 근처에 사는 메그는 소박한 자기 집에서 크랜베리 잼을 만들려고 고군분투하다 연이은 실패에 좌절감을 느껴 흐느끼는 중인데, 쌍둥이 자녀들이 갑작스럽게 나타나 그녀의 기분을 풀어준다. 성인이 된 마치 자매들에게 언니, 동생, 엄마, 아빠와 함께했던 지난 시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들에게서는 무엇이 사라졌고,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작은 아씨들>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