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戰場)의 장수가 무겁게 걸쳐 입은 철갑옷에는 조각들을 이어 주는 눈에 띄지 않는 솔기들이 있다. 적군이 발사하는 불화살과 무기들도 끄떡없이 튕겨 낼 수 있지만 불행히도 솔기에 박힌 화살촉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이다.
낮은 울타리 옆 키 작은 채송화처럼 주인공에게만 쏠리는 스포트라이트는 비록 받지 못할지라도 묵묵히 몫을 서러워하지 않고 감당하는 솔기, 그 솔기 같은 글들을 삶의 중요한 마디를 채우는 음표(音標)로 삼으려 한다.
삶의 교향곡은 저마다 독특함과 멋들어짐을 담고 있기에 감히 비교라는 괴물이 끼어들 틈이 없어야 한다. 오르지 내가 살아 낸 삶의 굴곡을 내 실력으로 표현한 천연기념물 같은 세상 하나뿐인 연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