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1장 방울방울 떠오르는 추억 속으로
우울을 이기는 마법의 주문, “앤, 우리 지지 말자”
추위를 싫어하는 펭귄 파블로야, 잘 지내고 있니?
은박지에 싼 버찌씨 여섯 개로 사탕값을 치렀다
‘캔디’의 머리를 밀어버린, 1980년대 파름문고의 추억
고독한 마녀가 뿜어내는 어둠에 납치되다
스칼렛 오하라, 낭만과 현실의 차이
마치 내 얘기 같은, 책 속 가득한 인생의 아이러니
울지 않는 캔디의 당당함은 어디서나 빛난다
새로 읽은 제인 에어, 로맨스엔 돈이 필요하다
베르사유의 장미, 추억은 소중하니까
2장 위태로움 앞에 선 여자들
위대한 소녀는 위태로움에 서 있다
‘미투’는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이 아니다
깊은 상처만큼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달랜다
하늘의 절반을 떠받치는 건 여성이다
우리는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편견 없이 나를 예뻐해줄 사람은 오직 나 하나!
3장 역사의 나선을 그리려면 무엇을 집어야 할까
역사는 팽이와 같이 나선형을 그리며 제 갈 길로 돈다
후회로 고통스러운가? 그것이 당신을 키운다
‘나쁜 애인’ 아른거리더라도, 헤어져라, 지금 당장!
열심히 일했는데도 힘듭니다, 내 잘못인가요?
한국 청년도 일본 청년도 ‘블랙기업 주의보’
어디에도 발붙일 곳 없지만, 홀로 서는 법 찾기
소녀 시절, 오역이 만들어낸 내 첫사랑
베이비붐 세대와의 화해, 그들은 꽃을 피웠을까?
4장 삶을, 건너는 법
누구나 저마다의 방법으로 어떻게든 삶을 견딘다
함부로 밝아질 것, 내일 더 행복해지기 위해
30년 전의 키아누 리브스, 기억하시나요?
리버 피닉스, 평생 초가을에 머물 운명이었나
그러므로 쓰라, 그 시절의 靑春을
귀엽고 사랑스런 ‘천재 소년 두기’를 기억하시나요?
누구나 저마다의 방법으로
어떻게든 삶을 견딘다
에세이스트 김현진에게 글은 위로이자 즐거움이다. 그녀의 글에는 유독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가 도드라져 있다. 그래서 흠칫 놀랄 때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그것이 깊은 위로가 되고 희열을 준다. 에세이스트 김현진만의 매력일 것이다. 이 책 《지지 마, 당신》 역시 그렇다. 작가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엉뚱하면서도 마음 깊은 이야기들은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강력하게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그 분방한 글들은 그래서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작가, 소설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그간 책을 20여 권이나 냈는데도 인세 수입으로 살아갈 길은 요원하다. 내 삶의 앞길은 솔직히 오래된 알전구처럼 어둡다”라고 말하는 김현진. 그럼에도 그녀는 “세상이 나를 패퇴시키려 할 때마다 지지 않도록 나를 지켜주었던 사랑하는 당신, 지지 말기를. 계절을 잊고 사시사철 피는 꽃처럼 부디 지지 말기를”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 긍정의 근원은 무엇일까.
그것은 작가 본인이 말한 대로 어린 시절부터 ‘지는 편’에 서서 세상 바라보기를 즐긴 탓이 아닐까.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믿고, 희망이 사라져갈 때도 그 끈을 놓지 않으며, 질 것을 알면서도 나아가고, 꿈꿀 수 없는 것을 꿈꾸는 이들과 함께한 날들…. ‘지는 편’에서 바라본 세상은 ‘오래된 알전구’처럼 어둡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 사소한 이야기들이 결국 어지러운 세상을 버텨낼 수 있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이 책 《지지 마, 당신》에는 바로 그 분투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 이야기들은 어린 시절의 어렴풋한 기억 속에서, 내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슴 아픈 사연들 속에서, 우리 사회 암울한 현실 속에서 되살려낸 것들이다. 무거워 보이지만 결국에는 살며시 미소를 짓게 된다.
《지지 마, 당신》은 모두 네 장으로 나뉘어 있다. 1장 ‘방울방울 떠오르는 추억 속으로’에서는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동화와 소설, 영화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소중한 추억들을 소환한다. 2장 ‘위태로움 앞에 선 여자들’에서는 여성을 포함해 소외받는 이들의 마음을 담아냈고, 3장 ‘역사의 나선을 그리려면 무엇을 집어야 할까’에서는 갈등하는 사회에서 허우적대는 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4장 ‘삶을, 건너는 법’에서는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삶을 지켜내려는 이들의 의지를 비추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을 두고 “내가 사랑했던 것들에 대한 기록”이라고 말한 지은이 김현진은 책 출간의 의의를 이렇게 전한다.
“거친 삶에서 마음에 흠집이 날 때마다 기대어 크고 작은 위로를 얻은 이야기들이 독자 여러분을 찾아가 자그마한 위안이라도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