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빛 한 줄기 없는 감옥에서 루엔느를 이끌어 낸 작은 손.
그 손의 온기에 이끌려 나온 세상은 적의 손아귀에 떨어져 있었다.
“누님이 좋아요.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그러니까 제발 저를 떠나지 말아 주세요.”
귀여운 유진과 자애로운 양부모의 곁에서 누린 행복.
그것을 지키기 위해 루엔느는 적의 품속이나 다름없는 아카데미에 강제로 입학하게 되고.
하루라도 빨리 졸업해 돌아가고 싶어하던 그녀가 그곳에서 만나게 된 것은, 증오해 마지않는 성녀였다.
“딱 1년만 손을 잡아요. 당신의 힘이 필요해요.”
가당치도 않은 요구를 해 오는 성녀와
“제가 그동안 남동생 연기를 착실하게 잘했나 보군요.”
남동생으로 남지 않겠다며 거침없이 다가오는 유진.
가려져 있던 진실이 파헤쳐진 자리.
드러난 역사가 루엔느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 마녀는 다시 불꽃을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