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 신동운
서울대학교 ‘학풍’이라는 동아리에서 《TIME》지 해설 강의를 맡아 전 서울대학교 내에 시사 영어 열풍을 일으켰던 신화적인 인물이다. 최근에는 동양의 고전과 서양의 대표적 사상가들을 결합하여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쉽게 전달하고자 하며, 동양 고전이 새롭게 읽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영어 관련 저서 및 역서로 『하멜표류기』 『신동운 영어강의록』 『영어의연구』 『영어뇌 만들기』 『삼위일체 영어 캠프』 『40대가 다시 읽는 청춘 영시』 등이 있다. 인문서로는 『손자병법 삼십육계』 『365일 촌철살인의 지혜 - 고사성어』 『365일 보편타당한 지혜 - 사서오경』 『링컨의 기도』 『상상력의 마법 : 다빈치처럼 두뇌 사용하기』 등을 짓고 편역했다.
제1막
제1장 엘시노어 궁정
제2장 궁정 안의 접견실
제3장 폴로니어스 집의 한 방
제4장 총안에 있는 흉벽 위의 좁은 길
제5장 성벽 밑에 있는 공지
제2막
제1장 폴로니어스 집의 한 방
제2장 궁정 안의 접견실
제3막
제1장 접견실에 이어진 큰 복도
제2장 궁정 안의 홀
제3장 복도 옆에 있는 접견실
제4장 왕비의 내실
제4막
제1장 왕비가 기거하는 방
제2장 궁정 안의 다른 방
제3장 궁정 안의 홀
제4장 덴마크의 어느 항구
제5장 궁정 안의 한 방
제6장 궁정 안의 같은 장소
제7장 이전과 같은 장소
제5막
제1장 묘지와 광대
제2장 왕궁의 안에 있는 홀
셰익스피어가 남긴 가장 빛나는 희곡 《햄릿》
운명의 화살을 맞을 것인가, 무기를 들고 싸울 것인가?
셰익스피어 작품의 가치는 인간 감정의 심리를 드러내는 데 보이는 놀랍도록 천재적인 재능에 있다. 그가 남긴 문장들은 인간의 슬픔과 비탄, 환희와 만족 등 모든 정념을 담아내어, 4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우리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그중에서도 《햄릿》은 가장 탁월한 작품으로 꼽힌다.
그가 남긴 주옥같은 희곡 작품들이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인기리에 읽히고 공연되며 계속하여 재탄생하는 그 핵심은 인간 삶에 대한 ‘통찰력’에 있다. 셰익스피어의 인간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은 뛰어난 시적 상상력을 통해 때로는 독창적인 유머 감각으로 그리고 때로는 개인적 비극을 풍부한 언어로서 형상화해 낸다. 영국의 극작가 벤 존슨은 셰익스피어에 대해 “어느 한 시대의 인물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작가”라고 인정하며 그가 드러내는 보편적인 인간성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 1590년대 후반 이후로는 이전에 희극을 발표하던 것과 달리 비극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1596년에 아들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이 있으리라고 보인다. 이어 몇 년간의 간격을 두고 아버지, 막내 동생, 어머니가 연달아 사망을 하였으니 풍부한 상상력과 감수성을 가진 작가가 이와 같은 상실의 비극을 겪으면서, 인간 실존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성장할 수 있던 배경으로 영국의 국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그가 활동하던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반의 영국은 막강한 해상력을 바탕으로 식민지를 개척해 가며 막대한 자본을 축적하고 있었다. 이 시기 영국을 통치하던 엘리자베스 1세는 이어서 영국을 유럽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고, 바로 이 흐름의 중심에서 문화가 활성화되고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감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일이 가능했던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든든한 자유 안에서 중세의 속박에 갇혀 있던 인물들을 해방시키고, 그가 포착한 인간의 본성과 인간관계의 이면을 다양하고 풍부한 언어를 구사하여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 셰익스피어는 그의 뛰어난 문학적 업적뿐만 아니라, 현대 영어의 모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발표한 대부분의 작품이 살아생전 인기를 누렸고 국가에서의 지원도 충분히 받았으며, 경제적인 풍족함까지 누리며 살았으니 복 받은 인생이었다고 할 만하다. 이와 같은 축복 탓인지 그의 생애에 대해 오늘날, 셰익스피어는 실제로 존재한 인물이 아니었다거나 어떤 저명인사의 필명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당대의 다른 인물들에 대한 전기 기록도 드문 사실로 보면, 셰익스피어에게만 가공의 인물인지도 모른다는 딱지를 붙이는 일은 그의 재능을 시기하거나 그의 가치를 폄하함으로써 쾌감을 얻기 위한 애꿎은 노력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읽거나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던 당시의 보통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작품들을 써 그 주의를 사로잡았다는 사실을 보면, 셰익스피어가 인간의 보편성을 얼마만큼 잘 형상화하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셰익스피어는 극작가의 모범이자 기준이 되었음은 물론 그의 작품을 온전히 읽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여전히 끼치고 있다. 엘리엇의 말처럼 이제 우리는 셰익스피어를 해석하며 생각을 덧붙이려는 시도를 버리고, 그의 작품을 ‘있는 그대로’ 보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비극적 복수로 끝나는 《햄릿》은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거기서 일어나는 심리적 현상들을 마법 같은 언어로 녹여낸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