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이라는 울창한 숲속에서
한동안 하릴없이 한가히 노닐었다.
그곳에는 크고 작은 나무들이
어깨를 맞대고 사랑을 속삭였고
온갖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나
벌과 나비의 발길을 멈춰 세웠다.
가끔씩 들려오는 맑고 고운 울음소리
새들은 짝을 지어 가는 세월을 노래했다.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말하면 그들이 듣고
그들이 말하면 내가 듣고…….
그러다가 부둥켜안고 한 몸이 되었다.
문득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
또 다른 숲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아쉬운 마음에 두리번거리며 숲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