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지금까지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는 폭염의 나날이었다. 더위와 함께 하루하루 원고를 정리하다 보니 어느덧 백로가 지났다. 이제 아침 저녁으로 지낼만하다. 이번 책도 첫번째 작품인 궁지기가 들려주는 덕수궁 스토리 와 마찬가지로 지난 몇 년 동안 틈틈이 적어놓았던 글을 정리한 것이다. 우선 ~ 잡기 라는 글의 종류를 구태어 구분하자면 우화다. 나름 재미있게 포맷을 설정한다고 해봤는데 여러분들의 입맛에는 맞을런지. 이야기에 걸맞게 고사성어도 만들어 봤다. 고사성어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또한 전설도 누구나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필자의 평소 생각이 들어 간 글이다. 그리고 보통은 장편소설掌篇小說이라 불리는 짧은 소설도 몇 편 실어 봤다. 자작시와 번역시 몇 편 나머지는 시도 아니고 산문도 아닌 글들도 있다. 계절을 보내며 아쉬움을 함께 담은 사진도 따로 끼워 넣었다. 한마디로 이번 책은 여러 장르의 모음집이다. 편집자는 이런 잡다한 글을 똥고집 궁지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라는 제목을 붙여 주었다. 코믹하면서도 평소 필자의 글쓰는 스타일을 잘 나타내주는 제목이어서 마음에 든다. 비록 짧은 글일지라도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고 길었다. 이제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질책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