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빙의했다. 하필이면 고구마 가득한 책의 여주인공으로.
왕의 서녀로 태어나 남자들에게 이용만 당하다가 죽어 가는 그 고구마 팔자,
내 손으로 스프라이트 샤워를 시켜 주기로 했다.
열한 살의 오필리아가 된 밤, 나는 국왕 앞에서 첫 예언을 내렸다.
“나는, 여왕이다.”
미래를 점치는 신녀의 핏줄을 타고난 내 말과 동시에 왕실이 발칵 뒤집혔다.
과거가 변하고 현실이 흔들리자 미래도 바뀐다.
원작의 철천지 원수 전남편이 나의 기사가 되고, 그 동생은 내 친구가 되었다.
사랑하는 가족이 생기는가 하면, 새로운 숙적이 나타나 칼을 들이민다.
무엇보다 나는 진짜 여왕이 됐다!
과연, 피폐물이었던 원작을 극복하고 해피 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아, 참. 근데 이거…… 엔딩이 뭐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