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지역을 한 권의 책으로 기록한
인문지리 시리즈
다섯 번째 지역 신안
저마다의 눈부신 풍경과 애틋한 역사를 품은 신안 섬들을 오롯이 보여주는 특별한 책!
“신안은 102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섬 왕국이자 이야기의 제국이다”
도서 소개
한국의 땅과 사람을 이야기하는 ‘대한민국 도슨트’
1,02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섬 왕국 신안
인문지리 시리즈 ‘대한민국 도슨트’의 다섯 번째는 신안이다. 대한민국 도슨트는 각 지역을 살고 경험한 저자가 직접 들려주는 지역의 이야기로 어느 여행서나 역사서보다도 풍부하게 도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안의 소개는 섬사람으로 태어나 섬 활동가로 살아가는 강제윤이 맡았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이자 섬학교 교장으로 20여 년 동안 400여 개의 섬을 찾아다니며 기록으로 남기는 그는, 1,025개의 섬만큼이나 이야기가 다양한 신안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 책은 신안의 섬들이 궁금한 사람, 섬이 그리운 사람, 그리고 섬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아름다운 인문학적 안내서이다.
출판사 서평
다시, 한국의 땅과 한국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다
이중환의 택리지, 김정호의 대동지지, 뿌리깊은나무 한국의 발견(전11권)(1983)은 시대별로 전국을 직접 발로 뛰며 우리의 땅과 사람, 문화를 기록한 인문지리지들이다. 이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날까지 스스로를 보다 잘 이해하고 발전시켜올 수 있었다. 기록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 특히 정규 교과에서 깊이 다루지 않는 1970~80년대 이후의 한국은 젊은 세대에게는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한 새로운 인문지리지를 지향한다.
각 지역의 고유한 특징을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독립된 시군 단위를 각각 한 권의 책으로 기획하고, 답사하기 좋도록 대표적인 장소 중심으로 목차를 구성하였다. 오래된 문화유산과 빼어난 자연환경은 물론, 지금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이나 역동적으로 태동 중인 곳들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를 위해 해당 지역에 거주하거나, 지역과 깊은 연고가 있는 분들을 도슨트로 삼았다. 이 시리즈가 지역의 거주민들과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 모두에게 새로운 발견과 탐구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대한민국 섬의 3분의 1을 품은 신안 광대한 영역 속 숨겨진 이야기들을 한 권에 담아낸 책
‘천사의 섬’으로 불리는 신안군의 섬은 1,004개가 아니라 1,025개다. 이 중 사람이 살고 있는 섬만 74개다. 신안 섬들의 면적은 서울보다 크고, 바다를 포함하면 서울의 22배가 될 만큼 넓다. 그만큼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지만, 동시에 낯설기도 한 땅이다. 신안이라는 지역이 이토록 낯선 이유는 거제도, 남해도 같은 모섬이 되는 큰 섬이 없기 때문이다. 신안을 여행하는 사람들도 압해도, 홍도, 안좌도, 가거도, 비금도 같은 하나의 섬을 경험할 뿐 신안 전체의 실체는 모호하다. 국토의 끝에 있는 어쩌면 밝혀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땅이 바로 신안이다. 신안 안내자를 맡은 시인 강제윤은 섬에서 태어나고, 섬에서 살아가고, 평생 섬을 여행하고, 연구하고, 기록하는 섬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글은 단순한 여행안내가 아닌 섬의 눈부시고도 애잔한 속살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기록이다. 섬의 풍경과 섬 살이, 지켜져야 할 소중한 이야기까지 발로 뛰며 담아냈다. 알려지지 않은 우리 땅 신안에 대한 이 책이 더 소중하고 반가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나의 섬은 한 편의 영화와 같다! 저마다의 눈부신 풍경과 애틋한 역사를 간직한 신안 섬들
이세돌, 김환기, 김대중. 이들의 고향은 차례대로 비금도, 안좌도, 하의도다. 압해도 사람들은 세계 최강 몽골군과 맞서 싸워 승리했고, 하의도 사람들은 무려 333년의 투쟁 끝에 빼앗긴 땅을 되찾았다. 장도의 습지는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고, 홍도는 국립공원인 동시에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170호다. 신안의 일부 섬들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각 섬들은 어느 하나 같은 것 없이, 저마다의 특별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스톤헨지나 이스터 석상 못지않은 선사시대 유적, 어부의 그물에 걸려 올라온 신안 보물선. 그리고 섬초, 대파, 낙지, 홍어, 토종 홍합, 민어, 천일염 등 황홀한 맛까지. 여기에 무엇보다 척박한 땅을 일구고 거친 바다에 몸을 맡기며 순리대로 살아온 섬사람들의 삶까지 더해지면 신안 섬들은 한 편의 영화처럼 감동으로 다가온다.
섬에 깃든 희망과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들
2019년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 개통으로 신안의 많은 섬들은 육지와 가까워졌다. 하지만 섬은 여전히 변방이고 섬사람들은 육지에서 보편적으로 누리는 기본권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의료와 교통 불편은 물론이고, 바다 자원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은 외지에서 온 대형 어선들과 어업권 분쟁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신안은 이런 불편들을 스스로 극복하는 저력을 보여준다. 국내 최초로 버스공영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으며, 일부 섬들에서는 여객선공영제도 시범 시행 중이다. 동백꽃 벽화, 순례자의 길, 수선화의 집 등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육지 사람들을 끊임없이 섬으로 초대한다. 오랜 가치를 지키며 섬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신안. 미지의 도시로 여겨졌던 신안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들과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책 속에서
P.11 신안의 영역은 광대하다. 신안군의 육지 면적은 서울특별시보다 크다. 바다를 포함하면 신안군의 영역은 서울의 22배나 된다. 그 넓은 영역에서 독립된 섬들이 독립적인 삶을 영위한다. 신안에 사는 사람도 그저 자기 섬 주변, 신안의 일부를 살 뿐이다. 신안을 자주 여행한 사람도 신안의 극히 일부만을 여행했을 뿐이다. 그러니 누가 신안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는 신안 여행이 신안에 대한 공부로부터 시작돼야만 하는 이유다.
- 시작하며 중에서
P.17 한국에서 가장 섬이 많은 기초자치단체. 신안군은 섬 왕국이다. ‘천사(1,004)의 섬’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나 이는 정확한 섬 숫자를 나타낸다기보다는 섬의 왕국 신안을 대중들에게 쉽게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는 1,025개의 섬이 신안군의 관할이다.
- 신안의 짧은 역사 중에서
P.46 그 옛날부터 암태도 사람들은 참 대단했다. 친일 지주와 일제 경찰에 맞서 싸우던 기개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조선왕조실록 중 태종실록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중략) 조선 태종8년(1408년)에 불과 20여 명의 암태도 염간들이 노략질을 하러 온 왜선 9척과 맞서 싸워 물리쳤다는 것이다. 염간은 소금막에서 자염을 만들던 염부들이었다. 이들이 진짜 영웅들이 아닌가.
- 03 안좌도 중에서
P.73우실로 인해 마을은 400년 동안 안전을 보장받았다. 마을 숲 하나를 가꾸는 데도 천년대계의 비전을 가지고 추진했던 섬사람들의 지혜가 엿보인다. 도시재생이나 마을 살리기 같은 사업을 하면서 3~4년 만에 성과를 내겠다고 안달하는 요즘 우리 세대는 얼마나 소견머리가 짧은가. 대리마을 우실에서 문득 깨닫는다.
- 08 육림극장 중에서
P.114 그때 하늘에서 ‘때가 되면 온천지를 평안케 할 큰 인물이 나타날 것’이란 소리가 들려온 뒤 섬의 바위는 사람 형상으로 바뀌었다. 그때부터 섬 이름이 사자섬이 되었다고 전한다. 이제 사람들은 그 얼굴을 큰 바위 얼굴이라 부른다. 사천왕이 예언하고 간 그 인물이 혹 김대중 대통령이 아니었을까. 섬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있다.
- 06 하의도 중에서
P.142 고란리마을 돌담길을 거닐다 보면 어느 먼 옛날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환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관광용으로 새롭게 정비된 돌담이 아니라 시간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진짜 옛 돌담. 한국 최고의 돌담 섬인 여서도의 돌담만큼이나 감동적이다. 다른 섬들의 돌담들과 달리 강담이 아니라 토담이라서 더욱 희귀하고 보존 가치도 크다.
- 09 도초도 중에서
P.177 1801년(순조 1년) 제주도에 배 한 척이 표류해 왔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 어느 나라 사람들인지 알 수가 없었다. 조선의 조정에서는 청나라 사람으로 여기고 심양으로 송환했으나 청나라에서는 자기 나라 사람이 아니라며 다시 조선으로 돌려보냈다. 표류인들은 9년 동안이나 제주도에 억류되어 있었는데 1809년 이들 앞에 구세주가 나타났다. 우이도 사는 문순득이었다. 표류인들은 여송국(필리핀) 사람들이었다. 문순득이 여송국 언어를 알고 있었기에 표류인들은 고향으로 송환될 수 있었다. 이는 조선왕조실록 순조실록에 나오는 실화다.
-09 도초도 중에서
P.181 지금은 홍어의 본향이지만 과거 흑산도는 고래의 섬이기도 했다. (중략) 1917년에서 1934년 사이 한반도에서 조업한 포경선은 모두 437척이었는데 서남해에서 조업한 포경선이 297척이나 된다. 서남해가 동해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이 기간 경북에서 조업한 포경선 한 척이 1.3마리의 고래를 잡을 때 흑산도를 근거지로 한 전라도 근해의 포경선은 11.52마리나 잡았다. 흑산도 바다에 그만큼 고래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 13 흑산도 중에서
P.244 자산어보에 담긴 연구 성과가 과연 손암 혼자만의 것일까. 아니다. 이는 창대라는 인물과 공동으로 일군 업적이다. 그래서 손암도 서문에 “책을 쓰는 데 큰 도움을 준 이가 있다”며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서문뿐만 아니라 자산어보 곳곳에 창대의 말이 직간접적으로 인용되어 있다. 손암은 창대에게 세 편의 시를 지어 헌사하기도 했다. 그만큼 창대의 공이 컸음을 알 수 있다.
- 18 대둔도 중에서
P.277 오리가 똥을 싼 곳도 지명이 되고, 고래가 물을 뿜었던 곳도 지명으로 남은 섬. 가거도는 우리 섬살이의 원형을 가장 잘 간직해온 보물 같은 섬이다. 우연히 들른 대리항 포장마차에서 요즘 보기 힘든 토종 홍합을 만났다. 흔히 먹는 진주담치보다 크고 살이 두터우면서도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진짜 우리 홍합은 맛이 다디달다.
- 20 가거도 중에서
P.304 순례자의 길 끝자락. 놀라운 기적을 체험한다. 출입문도 없이 무한히 열린 기도처가 있다. 이곳 바다와 섬의 풍경을 차단하지 않고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출입문을 달지 않았다. 이 기도처에 이르러 순례자는 비로소 섬의 자연과 일체가 된 자신을 발견한다. 밀실의 기도처가 아닌 열린 기도처. 열어야 할 문이 없으니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닫아야 할 문이 없으니 어떤 종교로도 제한되지 않는 성소. 팝아트 작가 강영민이 만든 순례자의 길 11번 기도처다.
- 22 기점·소악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