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절 전날, 예수는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갖는다. 제자들은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오를 것인가 서로 다툰다. 유다는 예수가 유다의 왕이 되기 위해 오늘밤 혁명을 모의하는 자리인지 아닌지 마지막까지 시험하고, 베드로는 ‘감옥에 가거나 죽거나 주(主)와 함께 하겠다’며 큰소리친다. 이에 예수는 ‘새벽, 닭이 울기 전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하리라’ 하셨다. 예수가 무기력하게 체포되는 것을 본 베드로는 깊은 절망에 빠진다. 그러나 베드로는 예수의 제자 중 으뜸이 아니던가. 이대로 도망칠 수가 없어 예수가 끌려간 대제관의 집에서 동태를 살피다 그를 알아 본 사람들이 ‘이 사람도 예수와 함께 있었다’고 세 번씩이나 말을 했어도
‘여보시오. 나는 그런 사람을 모르오.’
‘여보시오. 나는 그런 사람을 모르오.’
‘여보시오. 나는 그런 사람을 모르오.’
그때 새벽, 닭이 울었다.
아, 베드로여!
2019년 6월 집연구소에서
김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