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들려주는 인종차별 이야기

혐오와 차별을 밀어내는 가장 따뜻한 대화

타하르 벤 젤룬 | 롤러코스터 | 2020년 04월 30일 | EPUB

이용가능환경 : Windows/Android/iOS 구매 후, PC,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파일 용량 제한없이 다운로드 및 열람이 가능합니다.

구매

종이책 정가 13,800원

전자책 정가 9,500원

판매가 9,500원

도서소개

우리나라는 인종차별이 없는 나라일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일상에서 인종차별을 경험한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쪽바리’ ‘떼놈’ 등의 일상적 용어, 2018년 제주도 입국 예멘 난민들에 대한 혐오적 시선은 무엇일까? 공쿠르상 수상 작가 타하르 벤 젤룬과 그의 딸 메리엠이 인종주의와 인종차별의 야만성에 대해 나눈 대화를 책으로 엮었다. 우리보다 먼저 인종적 갈등을 겪은 프랑스의 사례를 통해 인종주의가 단순히 피부 색깔을 넘어 국적·종교·문화·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얼마나 끈질기고 잔혹하게 폭력을 행사하는지 살펴본다.

저자소개

저 : 타하르 벤 젤룬 (Tahar Ben Jelloun)
1944년 모로코 페스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3년간 교사로 일하다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사회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0년대 〈르몽드〉에 글을 기고하며 첫 소설을 발표한 이후, 소설가, 수필가, 시인으로 활동해왔다. 1987년에는 소설 《신성한 밤La Nuit sacree》으로 프랑스 최고 권위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았고, 1999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번역된 프랑스어권 작가 중 한 사람이며, ‘모로코의 양심’으로 불린다. 현재 프랑스에서 활동 중이며, 《하루다Harrouda》 《모래의 아이L’Enfant de sable》 《첫사랑은 항상 마지막Le Premier amour est toujours le dernier》 등을 발표했다.

해제 : 오찬호
1978년에 대구에서 태어났다. 12년간 여러 대학에서 사회학을 강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작가라는 호칭에 어울리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비판적 글쓰기는 대중과 소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편견에 맞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생생한 일상의 사례를 발굴해 사회가 개인을 어떻게 괴롭히는지 드러내는 작업을 부단히 하고 있다.
전국 70여 개 대학에서 토론 주제로 선택된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2013)를 시작으로 《진격의 대학교》(2015),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2016),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2016),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2018) 등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민낯을 고발하는 여러 책을 집필했다. 청소년에게 사회학으로 세상을 읽는 방법을 소개한 《1등에게 박수 치는 게 왜 놀랄 일일까?》(2017)는 경남독서한마당 선정도서로, 실천 인문학이라는 부제를 단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2018)는 국립중앙도서관 추천도서로 뽑히기도 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와 〈말하는대로〉, tvN 〈어쩌다 어른〉과 〈젠틀맨리그〉,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KBS 〈서가식당〉 등 여러 방송에 출연해 ‘불평불만 투덜이 사회학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세상이 좋은 쪽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유쾌한 염세주의자’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별명으로 불리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역 : 홍세화 (Hong Se-hwa,ホンセファ,洪世和,)
홍세화가 말하는 홍세화
장발장은행의 은행장을 맡고 있다. 회사원, 관광안내원, 택시기사에 이어 신문기자와 소수파 진보정당의 대표를 거쳐, 급기야 은행장의 직함까지 갖게 되었다. 주식도 없고 스톡옵션도 없는, 틀림없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은행장일 것이다.
두 가지 우연이 있었다. 하나는 프랑스 땅에 떨어진 것. 또 하나는 파리에서 빈대떡 장사를 할 자본이 없었다는 것. 아무 카페든지 한 귀퉁이를 빌려서라도 빈대떡 장사를 해보겠노라고 마누라와 꽤나 돌아다녔다. 그때 수중에 돈이 조금 있었다면 지금 열심히 빈대떡을 부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나는 빈대떡을 아주 잘 부친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대신 ‘나는 빠리의 빈대떡 장사’? 글쎄, 그건 나도 알 수 없다. 아무튼 두 가지 우연과 몇 가지 필연, 그리고 서울대 출신이란 게 합쳐져서 지금의 내가 있게 되었다.
나는 『양철북』의 소년도 아니면서 나이 먹기를 거부한다. 나이 먹기를 거부한다는 게 주책없는 일임을 안다. 그렇다고 하릴없는 수작이라고까지는 생각지 않는다. 장교는 나이를 먹으면서 진급한다. 사병은 나이를 먹어봤자 사병으로 남는다. 실제 전투는 주로 사병이 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의 모든 사람이 사병으로 남으려 하지 않는다. ‘그래, 그럼 나는 끝까지 사병으로 남겠어.’ 오래전부터 가졌던 생각이다. 따라서 나에겐 나르시시즘이 있다. 내 딴에는 그것을 객관화함으로써 자율 통제하려고 애쓴다. 그러면 전투는 왜 하는가? 살아야 하므로. 척박한 땅에서 사랑하고 참여하고 연대하고 싸워 작은 열매라도 맺게 하는 거름이고자 한다. 거름이고자 하는 데에는 자율 통제가 필요치 않다. 욕망이 춤춘다. 그렇다. 나는 살아서 즐거운 ‘아웃사이더’이고 싶다. 시어질 때까지 수염 풀풀 날리는 척탄병이고 싶다.

목차소개

옮긴이의 글
개정판 서문 _ 20년이 지나도 인종주의는 여전히 강고하다
초판 서문
1장 _ 첫 번째 대화: 인종주의는 지옥이야
2장 _ 두 번째 대화: 혐오는 더 심해졌다
3장 _ 청소년들과의 만남: 인종차별을 당하신 적이 있나요?
4장 _ 독자들의 목소리: 나는 인종주의자가 아닙니다만…
5장 _ 외국인 혐오와 인종주의
6장 _ 언론 기고문
부록 _ 프랑스식 긍정적 차별
해제 _ 누군가를 차별할 자유는 없다

출판사 서평

“세상에 여러 인종이란 건 존재하지 않아. 인류만이 있을 뿐이야.”
공쿠르상 수상 작가 타하르 벤 젤룬과 그의 딸 메리엠이 나눈 인류애적 대화!
한국은 인종차별이 없는 나라일까?
‘짱깨’와 이주노동자를 떠올려본다면?
우리나라는 인종차별이 없는 나라일까? 한반도에는 다른 인종이나 민족의 유입이 극히 적었고, 그로 인해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일상에서 인종차별을 경험한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인종차별이 없어서 좋다”고 말하는 국내 거주 외국인 유튜버들의 동영상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다른 인종을 차별할 거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들어 세계 시장이 긴밀하게 연결되고, 해외여행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양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해외여행을 간 우리나라 사람들이 눈을 찢는 제스처로 모욕을 주는 현지인을 만났다거나 식당 주문 시 차별을 당했다는 사례가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우리 내부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당하는 신체적/정신적 폭력과 차별은 이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쪽바리’ ‘떼놈’ 등의 일상적 용어 역시 여전히 쓰이고 있다. 2018년 제주도 입국 예멘 난민들에 대한 혐오적 시선이라든가, 귀화 농구선수 라건아, 일본계인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에게 가해진 차별적 공격은 인종주의, 인종차별이 더 이상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어떤 아이도 인종주의자로 태어나지 않는다
부모나 주위 사람들이 인종주의적인 생각을 아이 머릿속에 심어주지 않는다면!
《딸에게 들려주는 인종차별 이야기》는 프랑스 최고 권위 문학상인 공쿠르상 수상 작가 타하르 벤 젤룬과 그의 딸 메리엠이 인종차별과 인종주의의 야만성에 대해 나눈 대화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초판이 나온 이래로 40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세계적으로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넘기며 수많은 나라와 도시에서 이 책을 주제로 강연 요청이 쇄도하기도 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인종주의에 대한 성찰이 교육과 함께 시작되어야 한다는 신념에서 출발한다. 어른들의 생각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삶의 태도와 인식을 바꾸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이 자신의 딸과 같이 아직 사고가 경직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인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인종주의가 단순히 피부 색깔을 넘어 국적·종교·문화적 관습·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얼마나 끈질기고 잔혹하게 폭력을 행사하는지를 살펴보게 해준다. 나아가 이러한 자기중심적이고 편향된 사고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수많은 차별을 어떻게 고착화했는지를 일깨워줄 것이다.
“아이들은 사람이 처음부터 인종주의자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자라면서 인종주의자가 된다는 점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합니다. 아이들은 아직 편견을 갖고 있지 않으며 세상을 이해하기를 원합니다. 이 책을 읽을 어른들께, 나는 이 책이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운 자녀의 질문들에 답변하는 데 도움을 주기를 바랍니다.”
_타하르 벤 젤룬
“그런데 아빠, 인종주의가 뭐예요?”
이 책은 저자가 어린 딸(당시 만 10세) 메리엠과 함께 드브레 법안(프랑스의 이민 규제법)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아빠로서 딸아이의 호기심 가득한 질문에 세심하게 답변해줘야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인종주의는 어디서 시작됐고, 왜 인종주의가 생겨났으며, 인종주의에 맞서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저자는 가까운 주변의 사례를 들어가며 아이 눈높이에 맞춰 정성껏 답한다.
아이도 학교생활에서 경험한 다양한 일화들을 쏟아내며 아빠와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인종주의가 생각보다 우리 삶 가까이 침투해 있다는 것을 깨달아간다. 근본적으로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데서 인종주의가 생겨났고, 특히 무지와 편견, 이유 없는 혐오와 두려움에서 인종주의가 온갖 다양한 차별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딸 메리엠은 천천히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 책의 옮긴이인 홍세화 선생도 이 책이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많은 청소년 독자들이 메리엠의 자리에서 이 대화를 흥미롭게 읽음으로써 자연스레 인종주의에 관해 비판적 인식을 갖게 된 덕분”이라며, “우리 청소년 학생들이 학교와 교실에서 이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 가정에서 자녀와 함께 이 책을 읽는 부모의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울 것”이라면서 이 책을 추천했다.
나와 다른 피부색·지역·언어·종교·경제·외모·문화·성적 지향 등에 가해지는 폭력
무지와 공포, 증오가 일으키는 21세기 악종 바이러스!
2018년 제주도에 예멘 사람들 500여 명이 와서 난민 신청을 했을 당시, 일상적인 찬반 토론의 수준을 넘어 입에 담기에도 민망한 말들이 오갔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타자를 혐오하고 차별하고 반대하는 것을 인종주의라고 한다면, 지역·언어·외모?문화 등 선악을 가를 수도 없고, 존재만으로 누군가를 해하지도 않는 조건을 이유로 삼아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모두 ‘변형된 인종주의’에 해당된다.
사실상 이러한 인종주의는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존재하며, 상대에 대한 무지와 공포, 종교가 부추기는 증오에 기초하기에 조금만 주의하지 않으면 누구나 인종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딸에게 들려주는 인종차별 이야기》는 프랑스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인종주의라는 인간 보편적인 정신 자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목숨을 걸고’ 프랑스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의 이야기나, 부모의 출신 때문에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 이슬람에 대한 불신의 역사, 심지어 특정 정당이 외국인(특히 무슬림)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며 유권자로부터 표를 얻는 행태들이 어떤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가 직면한 숙제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인종주의는 사람을 죽인단다. 인종주의에는 휴전도 없고 유예도 없어. 인종주의는 사람들 얼굴을 탐색하고 몸을 해치기 위해 노려보다가 그들 중 특정 사람에게 예고 없이 달려들지. 인종주의는 도시를 배회하는 환상도 소문도 아니고, 소음이나 그림자도 아냐. 인종주의는 하나의 역사와 과거, 기억을 가진 남녀들이야. 잘 알지 못하거나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 대해 끝없는 증오심으로 불타는 사람들이야.”
_본문 중에서
일상의 언어에 짙게 배어 있는 인종주의의 그림자
흔히 인종주의는 사람들과 그 문화에 대해 갖고 있는 틀에 박힌 생각 때문에 발전하곤 한다. 흑인들은 게으르고 지저분하며, 아랍인들은 음흉하고 공격적이며, 유대인은 구두쇠고, 백인들에게선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하는 등의 일상의 표현들이 대표적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일본인과 중국인을 비하할 때 ‘쪽바리’ ‘짱깨’ ‘떼놈’ 같은 표현을 서슴지 않고 사용하는데, 이런 표현이 부지불식간에 우리 아이들에게 폭력과 차별을 심어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인간의 다양한 모습이 저마다 아름답다는 것에 주목하고, 그 다양함이 우리 인류를 풍요롭게 해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각각의 얼굴은 삶의 상징이며,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모욕할 권리는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틀에 박힌 생각이나 일반화된 관념이 인종주의로 자라나지 않도록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의 어휘부터 주의를 기울이고, 인종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투쟁이 일상에서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이 되어줄 것이다.
인종주의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누구든 인종주의자가 될 수 있다
메리엠이 10살 때, 저자인 아빠와 나눈 첫 번째 대화에서 인종주의가 자기들이 속한 집단, 이를테면 종교나 국가, 언어, 혹은 이 모든 것에 의해 규정되는 자신들의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우월하다고 확신하는 사례들을 보여주었다면, 7년 뒤 다시 나눈 두 번째 대화에서는 이를 국제관계와 각종 사회 문제로 확장해나간다.
프랑스 정부는 자기 나라의 국적을 취득한 이들, 또는 이민자에 대해 정신적·문화적·심리적으로 프랑스인이 되도록 하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고, 이것이 ‘그들 집단’을 범죄의 온상이 되도록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심지어 그들의 자녀들은 프랑스 바깥에서 온 이주민이 아닌 프랑스 국민임에도 사회적으로 그들을 차별하고 거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메리엠은 두 번째 대화를 통해 7년 전과 비교해서 인종주의가 후퇴하기는커녕 오히려 끈질기게 살아남았고, 스타일과 양상만 바꿔 다양한 모습으로 널리 퍼져나가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학교에서조차 반유대주의와 이슬람 혐오가 더 극심해졌고, 그로 인해 인종주의에 의한 또 다른 인종차별이 생겨나는 기현상을 목격해야 했다.
저자는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이 인종주의라는 재앙에 맞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할 시점이라며, 우리 삶과 지구의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수많은 인종차별에 맞서 우리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누구나 인종주의자로 태어나진 않지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누구나 인종주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 중 누구라도 한순간에 나쁜 행동에 휘말리거나 나쁜 감정을 품을 수 있어. 우리는 친숙하지 않은 존재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곤 하지. 우리는 그 낯선 존재보다 우리가 더 낫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자신이 그에 비해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는 감정을 가지면서 그를 거부할 수도 있어. 우리는 그를 이웃으로는 물론이고 친구로서는 더더욱 받아들이려 하지 않아. 단지 우리와 다른 존재라는 이유 때문에 말이야.”
_본문 중에서
“선생님 딸이 인종주의의 피해를 입은 적이 있나요?”
현장에서 만난 일상의 고민들
《딸에게 들려주는 인종차별 이야기》가 널리 읽히게 되면서 저자는 많은 학교에서 청소년들을 만났고, 독자들은 편지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알려왔다. 이 책의 3장과 4장에는 강연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목소리와, 편지를 보내온 독자들의 의견이 실려 있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 책이 없었더라면 인종주의적인 혐오가 존재하는지도 몰랐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들은 학교와 가정에서 겪은 인종차별의 상황을 전하면서 이 상황, 그리고 인종주의에 물든 부모와 친구들을 어떻게 바꿔낼 수 있는지 고민하며, 인종주의에 대항하는 방법과 변화 가능성을 묻는다. 또한 한때 친구에게 인종적 언어폭력을 했던 것을 반성하기도 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종주의가 될 수도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한다. 극우 정치인과 정당에 대해 느끼는 청소년들의 공포감, “인종주의에 웃음으로 맞설 수밖에 없었다”는, 알제리 어머니를 둔 한 청소년의 이야기는 이 문제의 해결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성인 독자들의 편지에는 현실에서 느끼는 고민과 저자에 대한 반론 등이 있었다. 인종적 편견을 갖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100% 이해하지만, 현실에서 자신 또는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 흔들릴 때가 있음을 얘기한다. 또한 식민주의를 국가 차원의 인종주의로 규정한 저자의 의견에 반대해, 식민지에서 선의를 가지고 일을 한 자신의 경험을 피력한 독자들도 있었다. 책을 통해서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논의의 폭이 확장된 중요한 기록인 것이다.
일찍이 다수의 이주민을 받아들인 프랑스의 경험, 그리고 그와 관련한 사회적 논란과 의견 대립은 우리가 앞으로 거쳐 가야 할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외신을 통해 접하게 되는 극단적 대립과 충돌,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인종주의의 벽을 허물기 위한 고민과 행동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회원리뷰 (0)

현재 회원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