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로 태어나면 심술궂은 늑대로 살아가야 하고,
양으로 태어나면 순한 양으로 살아가야 할까요?”
이 그림책은 아주 특별한 그림책입니다. 우리나라에 많은 그림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런 주제를 다룬 그림책은 흔하지 않습니다. 처음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아이와 더불어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문제를 제기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습니다. 그럼 성 인지 감수성이 훨씬 나아질 것 같습니다.
남자아이는 로봇과 운동을 좋아해야 정상이고, 여자아이는 공주 인형과 분홍색을 좋아해야 정상일까요? 남자아이가 소꿉놀이를 좋아하면 비정상일까요? 여자아이가 물리적 힘이 세면 이상한 것일까요? 누가 그렇게 답을 정해놓았죠? 자연의 법칙(신)이 그렇게 정했을까요?
여기 늑대로 태어났지만, 자신이 늑대로 태어난 게 마음에 들지 않는 늑대가 있습니다. 이 늑대는 원서 제목처럼 잘못 태어난 것일까요?
“세상에는 잘못 태어난 동물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자연(신)의 법칙은 남자는 남자처럼 살고 여자는 여자처럼 살라고 하지 않습니다. 실제 자연을 살펴보면 사실 더 복잡합니다.
수많은 동물이 자웅동체로 태어나고, 심지어 자라면서 성별이 바뀌는 동물도 많습니다. 물에서 태어나 뭍에서 사는 동물도 있고요. 자연은 남자와 여자, 수컷과 암컷으로 나누어지지 않는 영역도 많습니다. 이런 동물은 이상한 것일까요? 무엇이 정상일까요?
다른 늑대와 다른 이 늑대는 자신의 꿈과 이상을 어떻게 실현해야 할까요? 늑대이지만 양처럼 살면 안 되는 걸까요? 그럼 다른 늑대에게 피해를 주는 것일까요? 다른 동물은 이 늑대를 어떻게 도울까요?
더불어 이 그림책은 성 정체성이 흔들리는 아이에게 보여주는 그림책이 아니라는 것을 밝힙니다. 이 그림책은 그런 아이를 포함한 모든 아이가 봐야 할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