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학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고자 하는 크리스천을 위한 지침서 위대한 크리스천은 믿음과 삶이 항상 함께 움직인다. 그것은 자신이 믿는 것이 삶에서 구체적으로 적용되고 드러날 때 믿음이 힘을 얻기 때문이다. 여기서 믿음과 행위의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복음이며, 그 말씀에 기초해서 세계를 바라보고 인식하며 변화시키려는 사고의 틀이 복음주의다. 복음주의는 현대 기독교에서 자유주의와 근본주의의 중간 길을 택하는 제3의 세력이다. 복음주의의 근본적인 특징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회심주의(conversionism), 성서주의(biblicism), 활동주의(activism), 십자가 중심주의(crucicentrism)가 그것이다. 1)회심주의란 삶을 변화시키는 종교적 체험으로서의 중생을 강조하는 것을 말한다. 복음주의는 개인적 회심과 체험적 신앙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2)성서주의란 성서를 궁극의 권위로 신뢰하는 것을 말한다. 성경의 절대 권위는 복음주의 전통의 본질적 요소다. 3)활동주의란 복음 전파에 관심을 두는 것을 말한다. 복음주의는 복음 전도의 우선권을 두고 전도와 선교를 강조한다. 4)십자가 중심주의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을 통한 구속사역에 초점을 두는 것을 말한다. 복음주의는 근본적으로 그리스도 중심적이다. 복음주의는 자유주의나 근본주의와 달리 일반 대중에 뿌리를 둔 신앙운동을 전개함으로써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세력으로 급부상할 수 있었다. 1990년에 이루어진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급성장한 500개의 개신교회 중 89%가 복음주의에 속한 교회였다. 현재 미국의 복음주의자는 약 4,000만 내지 4,5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러한 사정은 한국 역시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적인 성장과 확장에 치중한 나머지 정체성 혼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프랜시스 셰퍼, 존 암스트롱, 해롤드 린젤을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교리에 대한 무관심, 지성의 빈곤, 현대성의 무분별한 수용, 분파적 경향으로 인해 복음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신학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하며 실천적 신학의 정립에 힘쓰고 있는 저자는 복음주의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복음주의운동의 뿌리를 재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복음주의는 16세기 종교개혁 신학, 17세기 개신교 정통주의, 18세기 경건주의와 웨슬리 신학, 19세기 부흥운동 신학의 유산을 이어받은 정통 신앙이다. 따라서 그 뿌리를 재발견함으로써 초기의 순수한 그리스도 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복음주의운동의 역사적 뿌리라 할 수 있는 종교개혁의 형식적 원리는 ‘오직 성경’이었으며, 내용적 원리는 ‘오직 신앙’이었다. 루터, 칼뱅, 츠빙글리 등의 종교개혁가들에게는 성경이 최고의 권위요 신앙의 유일한 표준이었다. 그러나 현대 복음주의자들에게 성경은 권위의 많은 원천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종교개혁가들이 ‘오직 신앙’의 교리를 교회 존립을 위한 필수 조항으로 간주한 데 반해, 현대 복음주의자들은 그런 이해로부터 멀리 이탈했다. 현대 복음주의는 ‘오직 성경’의 문제에서 길을 잃었기 때문에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으며, ‘오직 신앙’에서 멀어졌기 때문에 주관주의의 바다에서 익사할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따라서 ‘오직 성경’, ‘오직 신앙’의 원리를 굳게 움켜쥐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저자는 종교개혁, 청교도운동, 경건주의운동, 웨슬리 신학 등의 핵심 사상을 정리하고 근본주의, 자유주의, 신정통주의, 성결운동 등 현대 기독교의 다양한 경향들을 진단함으로써 복음주의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방법론은 물론, 위기 돌파를 위한 신학적 지혜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참된 복음에서 멀어져가고 있는 현대 복음주의의 철저한 각성과 개혁을 촉구하는 저자의 메시지는 기독교의 미래를 걱정하는 많은 이들에게 신학적으로 굳건한 기반과 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종교개혁 이후 기독교 신학의 변천사를 한눈에 훑어보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