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외로웠다 그리고 두려웠다 비행기는 어두웠다 밝았다를 반복했다 그건 마치 내 마음과 같았다. 설렘보다 피로가 더 느껴지는 스스로를 보며 내가 살아온 경험의 무게를 실감했다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진 나지만 결국 결론은 항상 같다 별거 없다. 어쩌면 난 그 확신을 얻기 위해 경험한다 여행도 마찬가지였다. 유럽과 한국의 차이는 사람들의 생김새 문화와 가치관 도시의 풍경과 야경 정도였는데 그마저도 익숙해지는데 어렵지 않았고 익숙해지니 큰 차이 없었다 솔직히 그 어떤 것도 내 마음의 큰 끌림을 주지는 못했다. 난 여기서도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나 자신을 찾으려 했지만 나는 이미 나를 많이 알고 있었고 남에게 큰 관심이 없었다 사실 유럽에서도 큰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다 나는 마치 현지인처럼 행동했고 적어도 말을 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나의 계획은 꽤나 성공적이었다. 글/사진 안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