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당신의 비즈니스는 어떤 진정성을 갖추었는가?
타임 선정 “세상을 바꾸는 10가지 생각” 중 핵심인 진정성을 해부한 책!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느끼는 진실성과 가식성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구매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소비자는 상품이 자신의 이미지와 잘 부합할수록 더 진실된 것으로 여긴다. 제임스 H. 길모어와 B. 조지프 파인 2세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진정성을 하나하나 분석한다. 또한 디즈니는 체험을 강조하고, 스타벅스는 원두의 고유성을 중시하듯, 다양한 경제적 산출물의 사례를 통해 기업들이 진정성을 강조하고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준다. 그럴듯하지만 기업 정체성을 거스르거나, 팩트를 등한시해 실패한 사례들도 빼놓을 수 없다.
기업이 진정성을 갖추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고유의 진정성을 구축하는 일이다. 같은 시장이라도 모든 기업은 역사와 지향이 다르고, 상품과 서비스도 다르기 때문이다. 타사와의 비교보다는 역사와 체험, 고객 피드백을 중시해 가능한 진정성의 현실을 구성하라는 것이 두 저자 주장의 핵심이다.
출판사 서평
2등과 진정성
스포츠에서는 1등의 가치가 다른 분야에서보다 더 인정받는다. 1등, 즉 챔피언은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하나의 아이콘이 된다. 금메달과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웃는 승자와, 은메달을 목에 걸고 고개를 떨군 2등의 모습이 오버랩되고, 2등보다는 3등이 행복하다는 심리학 분야의 연구 결과가 승자와 패자의 명암 차이를 더 극명하게 만든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아무리 ‘더러운 세상’이라도 2등이 죽으란 법은 없다. 과거 미국 렌터카 시장 부동의 1위는 허츠(Hertz)였지만, 허츠의 아성에 도전해 성과를 거두고 훌륭한 사례로 남은 회사가 있다. 바로 에이비스(Avis)이다. 에이비스는 “우리는 더 열심히 합니다(We Try Harder)”라는 광고 문안으로 두 배 이상(61%-29%)이던 시장 점유율을 4년 만에 10%p대(49%-36%)로 좁혔다. 소비자들에게 언더독(도전자)이 갖는 가능성과 노력의 진실된 가치를 인식시켰다. 즉, 진정성을 인정받아 성공을 거둔 것이다.
진정성, 왜 지금인가?
진정성에 대한 수요는 2000년대 들어 가속화된 기술의 발달로 크게 증가했다. 새로운 통신기술은 상호작용에서 대인 간 교류의 비중을 대폭 낮추었다. 길모어와 파인에 의하면 기술로 매개된 비즈니스계의 상호작용은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같은 시간/다른 장소’ ‘다른 시간/같은 장소’ ‘다른 시간/다른 장소’ ‘같은 시간/같은 장소’가 그것이다. 우리가 기업들과 맺는 대부분의 관계는 마지막인 ‘같은 시간/같은 장소’에 해당한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 세계가 열렸고, 소비자들이 고객센터나 매장에서 기계와의 접촉하는 일이 발생하거나 더 늘어났다. 키오스크 주문, 스팸메일, 인터넷 전문은행, ARS까지 모두 여기에 속한다. 일상에서는 SNS가 사적·공적 교류의 새로운 장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인간-디바이스 또는 디바이스-디바이스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면서 사람들은 진정성을 갈망하게 되었다.
진정성의 유형
사람들은 부족해진 진정성을 어디에서 충족하는가? 그 전에, 경제적 산출물에서의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길모어와 파인은 진정성을 5가지로 분류했다.
- 자연성의 진정성: 유기농 재료, 단순함, 질박함
- 독창성의 진정성: 복제와 모방이 아닌 최초의 디자인, 발명품
- 특별함의 진정성: 성실한 개인별 서비스, 친근감, 솔직함
- 연관성의 진정성: 과거의 장소, 인물을 기념하는 모든 것, 역사성, 사실성
- 영향력의 진정성: 환경보호, 공익 등 높은 인간적 목표
기업은 이 5가지 중 하나에만 집중해 진정성을 호소할 수도 있으나, 한 가지 요소만으로 의미 있는 산출물로 인식되기란 매우 어렵다. 소비자는 자신과 잘 부합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만 진정성을 인식하고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기업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을 조합해서 동시에 여러 영역의 진정성에 호소해야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기업 정체성의 변화와 기업의 가능성
당신이 CEO라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전 당신의 비즈니스가 어떤 유산을 가지고 있고,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파악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에 근거하여 기업의 전략적 가능성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길모어와 파인은 진정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비즈니스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고, 이 책에서는 이를 위해 다양한 시각자료를 활용했다. 그중 아래 그림(책 320~325쪽)은 ‘민코스프키 공간’으로 알려져 있는데, 러시아 출신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헤르만 민코프스키가 제자였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민코프스키 공간은 시·공간에서 비즈니스의 정체성에 따른 포지셔닝과 그에 따른 가능성을 그래프로 도식화한 것이다.
그래프에서 두 개의 검은 점은 기업의 위치를 나타내며, 두 개의 곡선은 기업의 위치가 이동한 경로를 보여준다. 각 점으로부터 양쪽으로 뻗은 두 쌍의 화살표는 앞으로 기업이 나아갈 수 있는 영역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업의 임원들이 때때로 어려운 전략이 아닌 사실상 불가능한 목표를 지시하거나, 고객들이 이해할 수 없는 전략을 취하는 것은 화살표 밖의 ‘불가능한 위치’로 이동하라는 것과 같다. 이 경우 회사는 자아에 충실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소비자는 이를 허위로 느끼게 된다. 이 그래프는 기업이 기존의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고 새로운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은 기업의 자아와 역사를 부정하는 일과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즈니스를 넘어선 진정성
우리가 ‘좋은 상품(서비스)’이라고 이야기하거나 생각하는 것들을 잘 살펴보면 진정성의 5가지 유형과 그 범주가 비슷함을 알 수 있다. 소비자로서 갖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좋다’는 표현으로 뭉뚱그리고 있을 뿐이다. 비즈니스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진정성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매일의 소비를 통해 진정성이 있거나 진실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구매하고, 사용하고 있다.
길모어와 파인은 진정성이 선진화된 경제에 가져올 새로운 활력을 기대할 뿐 아니라, 경제를 넘어 철학적인 주제로서의 진정성의 본질을 밝히려고 했다. 이 책은 진정성이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연출되고 있으며 앞으로 얼마나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인지까지 시사하고 있다.
추천사
두 저자가 진정성 마케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던 2007년에만 해도, 마케팅은 상품을 매력적으로 포장해야 하고 광고는 과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진정성 마케팅의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책은 진정성이 기업 마케팅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이 여전히 품고 있는 새로움은, 진정성의 중요함을 역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기업의 진정함을 전달하는 구체적인 전술을 소개한 데 있다. 진정성 없는 기업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지금, 이 책을 통해 고객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기업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_김상훈(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진정성 마케팅 공저)
저자 소개
제임스 H. 길모어와 B. 조지프 파인 2세는 스트래티직 호라이즌(Strategic Horizons)의 공동 창업자로, 기업들이 상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ㆍ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개별 기업의 경영자 교육은 물론 무역 관련 협회나 전문가 학회의 연사로 나서고 있으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사업전략과 혁신에 관한 많은 기사를 써왔다. 그들의 글은 포브스, 포춘, 비즈니스위크, 뉴욕타임스, 비즈니스 2.0, USA 투데이 등에 자주 인용되기도 한다. 체험의 경제학(The Experience Economy) (2019년 재출간)과 원투원 마케팅(Markets of One) (2001)을 공동으로 집필했다. 체험의 경제학은 19개 언어로 출간되었으며, 포치라이트 북 컴퍼니(구 800 CEO Read)에 의해 ‘역대 최고의 비즈니스 서적 100’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책 속으로
오늘날 진정성이란 주제를 거론하면 많은 사람들이 너나없이 진실한 것과 가식적인 것에 대해 말하고 싶어한다. 사람이든 장소든 사물이든 간에 이 주제는 절친한 친구 사이에서조차 격한 찬반논쟁을 일으킨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신에겐 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당신은 그것을 철저한 가식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성을 이루는 것에 대한 모든 견해 차이의 기저에는 ‘진실한 것은 무엇이든 소중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동의한다.
_008쪽
〈상품: 자연성의 진정성〉 사람들은 자연계에서 가공되거나 합성되지 않은 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적 상태로 존재하는 것을 진정하다고 인지한다.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작물 재배자는 이 영역의 진정성에 호소한다. 오직 천연재료(염소젖과 키위 씨앗 등)만으로 석판 위에서 손으로 비누를 제조하는 인디고 와일드와 로키마운틴 솝 컴퍼니를 비롯한 많은 비누 회사들은 포장을 최소화하고 비누를 드러내서 누구나 비누를 보고 만질 수 있도록 한다.
_095~096쪽
많은 사람들에게 (코카콜라의) 진정한 진짜는 오직 유려한 곡선 모양의 6.5온스(192밀리리터) 유리병 제품뿐이다. 이 디자인은 소비자들이 다른 유사품들과 혼동하지 않도록, 코카콜라가 1916년에 제작을 위임해서 후일 특허까지 취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린다 테일러라는 여성은 1년에 두 번씩 자신이 아끼는 원조 코카콜라 유리병에 리필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미네소타 위노나의 코카콜라 공장까지 3200킬로미터를 이동한다고 한다.
_110~111쪽
당신의 존재를 세상에 정확히 알릴 수 있는 대표지(flagship location)를 선정해야 한다. 네덜란드의 하이네켄은 암스테르담 중심지에 위치한 옛 공장 내부를 하이네켄 체험 공간으로 조성하고 약 1만 원의 입장료를 받으며 운영한다. 독일의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은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공장 외부에 지역 명소로 손꼽히는 아우토슈타트를 설립했다. 입장료를 낸 고객들은 회사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관리하는 여덟 개의 브랜드를 모두 체험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이 시설에 무려 4900억 원가량을 투자했지만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 연간 방문객이 애초에 추정한 100만 명에서 2.5배 이상 초과했기 때문이다. 왜 그들은 관광지도 아닌 볼프스부르크를 선택한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곳이 바로 회사가 설립된 장소이자 원조 비틀(딱정벌레)의 공장이 위치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즉 폭스바겐의 유산인 것이다.
_274쪽
입장료는 그 장소가 체험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자체적인 표지의 역할도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입장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면, 고객들은 가치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REI는 애초에 회원들에게 암벽등반 요금을 부과하지 않다가 6000원을 부과했고, 비회원 요금은 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인상했으며 고객들은 예약을 할 때마다 신용카드로 결제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예정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았다. 그만큼 무료체험에 큰 가치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까지 이것이 모든 상황에서 모든 기업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무료 체험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_3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