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한 사회에 만연해 있는 못된 정신, 그것은 어떻게 확산되는가!
위험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악이 가진 매력’과 ‘악의 이면’을 심도 있게 다룬 소설 『못된 정신의 확산』. 《나의 고독한 두리안 나무》, 《라구나 이야기 외전》 등의 다양한 청소년 소설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쳐온 박영란 작가의 이번 작품은 일탈을 저지르는 청소년의 악의 이면을 살핀다. 그간의 청소년 소설에서 폭력을 저지르는 아이들을 일률적이고 극단적으로 규정해온 것과 달리 나쁜 걸 알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힘을 가진 악하고 독한 인물인 ‘조’와 그런 조를 거부하지 못하는 ‘나’의 이야기를 통해 선과 악, 삶의 갈등을 함께 고민하게 한다.
‘조’는 내로라할 만한 센캐(센 캐릭터)다. 다른 아이를 괴롭히고, 폭력을 저지르는 데 거침이 없다. 아이들은 그런 조를 겁내 하면서도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는다. 조는 나쁘지만 매력적이고 모든 아이들이 선망하는 대상이다. ‘나’는 누구든 보면 흠칫 놀랄 만큼의 큰 덩치를 가지고 있다. 여학생이지만 태권도와 특공 무술까지 배운 전력이 있다. 조는 그런 ‘나’를 자기 패거리로 끌어들이기 위해 관심을 갖는다. ‘나’는 결국 거절하지 못하고 조의 부탁을 들어주는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 그 생각을 통해 조의 행동과 자신의 선택을 고민하고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