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는 학원 레벨 테스트를 앞두고 바쁜데 엄마가 함께 해외여행을 가자고 한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뽀대 나는’ 그런 곳도 아니고 ‘네팔’이다. 평소에는 늘 유주 편을 들어줬던 아빠마저도 다녀오란다. 길마다 떨어져 있는 노새 똥, 저녁이면 끊기는 전기, 사계절을 하루에 느낄 수 있을 만큼 변화무쌍한 날씨, 날마다 똑같은 음식….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다. 게다가 숨 쉬기나 다름없는 카톡 수다도, 날마다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커뮤니티 방문도, 틈나는 대로 들락거렸던 SNS도 할 수 없다. 심심하기 짝이 없는 이곳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것이 보인다. 바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