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힘들게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이렇게 괴로울까요?”
많은 이들이 이런 의문을 품고 산다. 누구보다 내가 소중한데, 현실에 치이는 삶에서는 소중한 나를 지키기도 어렵고 되찾기도 어렵다. 부모님이, 학교에서, 사회에서 일러준 대로 성실히 공부하고 노력하며 살아왔는데 지금 나는 왜 이렇게 힘들고 외로울까? ‘자존감 도둑’들만 있는 세상에서 어떻게 나를 지키며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이들이 넘쳐난다.
심지어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공을 거둔 사람들도 상담실을 찾아 공허함을 호소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다. 조금이라도 일찍 나를 찾겠다며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포기하는 퇴사도 불사한다. 퇴사하고 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의 소셜미디어에는 수많은 ‘좋아요’와 응원의 댓글이 달린다. 그러나 여행에서 힘을 받고 돌아와도 잠시뿐, 또다시 일상의 불안에 빠져드는 나를 발견한다.
이런 우리에게 이 책은 묻는다. 세상이 요구하는 것을 ‘내가 원하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지는 않았느냐고. 또한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한다. 포기에도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고.
‘공공상담소’ 정신분석가 이승욱이 들려주는
온전한 나를 찾는 포기의 지혜
정신분석가 이승욱은 수만 명의 청취자에게 심리치유의 길을 안내하는 팟캐스트 ‘공공상담소’ 운영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 책에서 ‘포기하는 용기’에 대해 말한다.
지혜로운 포기를 위한 첫걸음은 내 욕망과 남들의 욕망을 구분해내는 것이다. 능력 있는 사람, 좋은 사람, 착한 딸, 듬직한 아들, 헌신적인 엄마, 책임 있는 가장, 씩씩한 남자, 부드러운 여자… 세상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실로 다양하다. 어려서는 부모의 기대로, 사회생활의 규범으로, 때로는 멘토의 조언으로, 성공방정식의 형태로 전해지는 ‘삶의 가이드’를 따르다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짬이 없다. 아니, 어느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태가 된다. 열심히 노력해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이것이다. 남들의 욕망을 없애야 온전한 나로서 살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다양한 심리학 이론과 내담 사례를 바탕으로 포기의 지혜를 전한다. 집에 가둬서라도 아들을 복종시키고 싶은 인숙 씨의 불안, 정희 씨가 폭력남편과 이혼하지 못하는 이유, 외도한 아내와 헤어지지 못하는 정균 씨의 의존, 겉보기엔 멀쩡한 윤석 씨 내면의 불안과 지질함, 자기 이야기를 하며 눈물 흘리는 사람들의 공통점, 고등학교 친구들을 등 뒤에 세워놓고 공부하는 대학생의 사연 등, 증상은 각양각색이지만 모두 포기하지 못한 무언가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불안과 두려움을 깊이 들여다봄으로써, 저자는 내 안에서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어릴 때 부모님의 말 한마디가 일생의 강박관념을 만들기도 하고, 나의 불안이 자녀의 불안으로 대물림되어 또다시 나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추적해가는 것은 때로 고통스럽다. 그러나 고통을 피하려다 눈덩이처럼 더 큰 괴로움을 만드느니 차라리 고통의 근원을 만나 대화해보자. 그것이 더 이상 불행해지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나는 왜 불안한가, 나는 정말 타인에게 괜찮은 사람인가, 왜 나는 스스로를 못났다고 생각하나… 이제 나의 역사를 추적해볼 시간이다. ‘잃어버린 나’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자신을 새롭게 만나도록 돕는 사려 깊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