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장]스토너(개정판)

John Williams | RHK | 2020년 06월 26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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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끝내 위엄을 잃지 않은 인간에 대한 성실하고도 위대한 문학.”
_이동진(영화평론가)

“나의 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 스토너는 이미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알고 있었다.”
_김연수(소설가)

“나조차 내 마음을 알 수 없을 때 누군가의 깊은 내면을 따라가 보는 일은 특별한 위로를 준다. 《스토너》는 내게 그런 소설이다.”
_최은영(소설가)

“사는 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누구나 스토너다!”

농부의 아들 윌리엄 스토너는 새로운 농사법을 배워오라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농과대학에 진학한다. 대학에 들어갈 때 으레 품게 되는 환상도 낭만도 없는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2학년이 되어 필수과목인 영문학 개론 수업에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한 편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만다. “셰익스피어가 300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자네에게 말을 걸고 있네, 스토너 군. 그의 목소리가 들리나?” 중년 교수의 질문에 스토너는 강의실에서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다. 이 소설은 그 질문에대한 자신의 답변을 찾아가는 스토너의 긴 여정을 담고 있다.

스토너의 삶을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으로 나누어 말하라면 실패에 가까울 것이다. 대학에서 정교수가 되지도 못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일에도 실패한다. 그러나 스토너의 삶은 단순히 ‘성공’ 이나 ‘실패’로 요약되지 않는다. 스토너는 자신의 삶에 주어진 1인분의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듯 고독을 씹어 삼키며 의연하게 대처한다. 이 소설은 고만고만하게 실패하고 평범하게 절망하는 우리의 인생을 과장하지 않고 섬세하게 묘사하면서 실제 삶의 모습과 가장 유사한 질감을 재현해 낸다. 하나의 극(劇)이라는 점에서 봤을 때 지극히 평범한 캐릭터를 다루고 있지만, 실제 삶과 거의 일치하는 체온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책을 덮고 나서야 뒤늦게 적셔오는 감동이 있다.

‘문학은 인생이다’는 경구는 너무 흔하고 빤한 말이다. 하지만 이 말만큼 문학의 존재가치를 웅변하는 말은 없다. 집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는 대신 문학에 빠져 영문학도의 길을 택하는 스토너. 이소설은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물으며 시작하지만,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으로 끝을 맺는구성을 취하고 있다. 마치 문학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인생에 대한 얘기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에둘러 들려주는 것 같다. 이 소설을 이언 매큐언, 줄리언 반스, 닉 혼비 등 유명 문인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인생 소설’로 치켜세운 까닭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법이죠. 세월이 흐르면 다 잘 풀릴 겁니다.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에요.”
_본문에서

오래된 서고에서 이 빛나는 소설을 꺼내준 사람들
그들이 남기고 싶었을, 이 책의 처음 모습을 담아

‘작품만 좋다면 언젠가 빛을 볼 수 있겠지.’ 이런 생각을 말하면 순진하다며 난색을 표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스토너》는 그런 이들에게 무슨 소리냐고 외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반례다.

1965년, 처음 출간되었을 때 이 책을 다뤄준 매체는 한 곳밖에 없었다. 작가 존 윌리엄스 또한 이 책의 상업적인 가능성에 대해서는 차마 기대할 수 없었다. 결국 초판 2천 부가 팔리지 못하고 이듬해 절판되었다. 그러나 눈 밝은 독자들이나 대학원생, 교수 사이에서 이 책이 돌아다녔다. 수십 년뒤, 뉴욕 북스 리뷰의 편집자 에드윈 프랭크는 책방 〈크로포드 도일〉 주인에게 좋은 작품이지만빛을 보지 못한 책이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는 재빨리 책을 구해 읽은 뒤 판권을 사들였다. 이후 ‘당신이 들어본 적 없는 최고의 소설’이라는 입소문이 번지고, 《스토너》는 출간된 지 거의 50년 만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오랫동안 묻혀 있던 이 작품이 2010년대 이후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많은 이들의 역할이있었다. 이 책을 읽고 주변에 권한 소수의 눈 밝은 독자들, 편집자에게 추천한 책방 주인, 서평을쓴 평론가, 꼭 번역하고 싶다고 출판사에 피력한 프랑스의 소설가 안나 가발다 등 이들의 작은 노력과 애정이 좋은 작품은 어떻게든 살아남는다는 믿음을 현실로 만들어준 것이다. 초판본을 복원한이번 에디션에서는 그들이 세상에 남기고 싶었을, 이 책의 처음 모습을 선보인다. 오래전 운명을 알수 없는 채로 책장에 꽂혀 있던 이 위대한 소설과 갓 대면하는 경험은 이 소설을 사랑하거나 아직 몰랐던 독자들 모두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저자소개

존 윌리엄스
John Edward Williams

“나는 그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스토너를 슬프고 불행하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삶은 아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1922년 미국 텍사스 클락스빌에서 태어난 존 윌리엄스는 어릴 때부터 연기와 글쓰기에 관심이 있었다. 1942년부터 1945년까지 미국 공군 소속으로 전쟁에 참전하면서 그는 첫 소설 초안을 써냈다. 전쟁이 끝나고 콜로라도로 이주해 덴버 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이 시기에 소설《오직 밤뿐인Nothing but the Night》을 출간한다. 이후 1954년 미주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55년 다시 덴버 대학교로 돌아와 문학을 문예창작을 가르치며 교수의 길을 걷는다. 1960년, 그는 1870년대 캔자스 개척자의 삶을 다룬 두 번째 소설 《도살자의 건널목Butcher’s Crossing》을 내놓았으며, 이후 1965년 미주리 대학교 영문과 조교수의 삶을 그린 《스토너Stoner》를 출간한다. 1972년, 그는 네 번째 소설 《아우구스투스Augustus》를 내놓으며 내셔널 북어워드를 수상한다. 1985년, 덴버 대학교에서 은퇴한 뒤 1994년 아칸소 페이예트빌의 집에서 숨을 거둔다. 집필중이던 작품은 결국 미완성으로 남았다.

목차소개

? 본문
? 옮긴이의 말(김승욱)
? 《스토너》를 읽고(신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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