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나의 팬에게 납치되어 버렸다.
그런데 이 남자,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니다.
“나는 작가님의 편의를 최대한 봐줄 거야.”
“저, 정말로요……?”
“단, 나를 위해 글을 써.
다음 편을 내놓을 때까지 작가님은 내 저택에서 나가지 못할 거야.
단 한 발짝도.”
나……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
“생각이 바뀌었어.”
드디어 나에게 질린 건가?
기대를 담아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를 보는 그의 눈빛은 오히려 더 짙어져 있었다.
“나는 작가님의 소설보다 그것을 만들어 내는 작가님이 더 좋아.”
“……네?”
“그러니 작가님.”
반이 내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자, 그가 나를 향해 빙긋 웃었다.
“진정한 팬심이 뭔지 보여 줄게.”
그의 매혹적인 적안이 날카롭게 빛났다.
아무리 봐도 팬심을 넘어선 마음이었다.
아무래도 내 독자가 나에게 미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