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가장 위대한 풍자 소설 중 하나로 꼽히는《동물농장》(Animal Farm)은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이 1945년에 출판한 소설이다. 간단한 줄거리는 존스 농장에 살던 동물들이 가혹한 생활에 못이겨 주인을 쫓아내고 직접 농장을 운영하지만 결국은 혁명을 주도했던 권력층이 더 부패하고 타락한 독재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이《동물농장》은 당시 세계 패권국으로 등장하던 소비에트 연방의 공산 전체주의의 본질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과 통렬한 비판적 풍자를 담은 소설로 유명하다. 실제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은 실제로 이오시프 스탈린이 집권하던 소련에서 생긴 사건을 다루기도 했다. 조지 오웰은 한동안 영국 독립노동당의 당원이기도 했던 좌파였지만 스탈린에 대해서 비판적이었고 스페인 내전에 참가한 이후로는 소련 중심의 공산주의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되었다. 오웰이 우크라이나어판 서문에 쓴 지난 10년 동안 나는 사회주의 운동의 재건을 위해서는 소비에트 신화를 파괴하는 일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라는 문장에서 그의 집필의도를 알 수 있다. 그는 소련의 성립부터 소련이 가진 결함을 간파하였고 결국 소련의 붕괴에 의해 그의 시선이 옳았음이 증명되었다. 조지 오웰은 이 작품에서 스탈린은 독재자 돼지 나폴레옹(Napoleon)에 스탈린의 비밀 경찰은 개 그의 반대자 트로츠키를 경쟁자 돼지인 스노볼(Snowball)에 비유했다. 옛 소련 공산당의 당원은 돼지 종교는 까마귀에 카를 마르크스와 블라디미르 레닌을 메이저 영감으로 비꼬았다. 또한 쫓겨난 황제 니콜라이 2세는 농장주 존스(Jones)로 스탈린을 따르는 어리석은 민중은 양에 비유했다. 그러나 굳이 동물 농장 의 상징을 러시아 혁명과 소련으로만 한정할 필요는 없다. 나폴레옹을 아돌프 히틀러 스노볼을 에른스트 룀 스퀼러를 요제프 괴벨스로 보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느 시대 어느 정치에서도 그러한 인물들은 존재할 것이고 그것은 근원적인 비극이면서 동시에 동물 농장 이 가지는 현재적 의미이다. 오웰은 제2차 세계 대전 직후 영국의 친소적 분위기 때문에 이 소설의 출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서문에 쓴 바 있는데 그런 분위기 탓에 수많은 출판 거절을 겪는 등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섹커 앤드 와버그 출판사에서 겨우 출간할 수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출간된 이 소설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출판사에도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었다. 《동물농장》은 오웰의 작품 중 유일하게 유머가 가득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그의 부인 아일린 오쇼네시의 영향이라고 한다. 오웰은 그녀와 여러 의견을 교환하면서 동물 농장을 썼고 그 결과로 드물게 대중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 부인이 사망한 후에 쓴 디스토피아 전체주의를 다룬《1984》는 동물 농장에 비하면 훨씬 무거운 분위기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군정의 의뢰로 1948년 김길준(金吉俊)에 의해 처음으로 번역되어 소개되었으며 이후 무수한 번역본이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