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빅히스토리’의 관점으로 새롭게 쓴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
국내 최고 질병사(史) 전문가인 김서형 교수가 인류의 운명을 뒤바꾼 전염병의 역사를 추적하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줄여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국민의 관심이 전염병에 쏠려 있다. 뉴스에서 매일같이 치솟는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확인하면서, 너도나도 마스크를 쓰고 손소독제로 손을 씻어내면서, 유례없는 온라인 개학과 화상 수업을 실시하면서 일상을 뒤바꿔놓은 전염병의 위력을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느낀다. 전염병은 먼 나라에서 일어나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뒤바꿔놓은 나의 일이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실 전염병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역사학자인 윌리엄 맥닐이 ‘인류의 역사는 곧 전염병의 역사’라고 주장한 것처럼, 전염병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늘 인류와 함께해왔다. 전염병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방증하듯, 전염병을 다룬 역사책들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앞서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에서 병균을 인류의 운명을 결정지은 핵심 요소로 꼽았다. 지금도 의학계나 역사학계에서는 전염병의 역사에 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 출간된 전염병 관련 역사책들은 의학사에 한정해 역사적 인물이 걸린 질병에 초점을 맞춘다거나 전염병이 세계사에 미친 영향만을 주요하게 다룬다.
하지만 이 책 『전염병이 휩쓴 세계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질병사(史)를 전공한 역사학자 김서형 교수는 전염병의 발생 원인과 역사에 미친 전염병의 영향뿐만 아니라, 전염병이 확산될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인 배경에도 큰 방점을 둔다. 빅히스토리(거대사) 분야의 탁월한 연구자이기도 한 저자는 좀 더 거시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개념을 가지고 전염병의 역사에 접근한다. 요약하자면, 인류가 이동하고 교류하면서 형성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물건이나 지식뿐만 아니라 전염병도 함께 퍼져나가면서 역사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크게 고대의 ‘아프로-유라시아 교환 네트워크’, 대항해시대와 식민지시대의 ‘아메리카 네트워크’, 산업혁명 시기의 ‘산업 네트워크’, 현대사회의 ‘글로벌 네트워크’로 나누어서 알아본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인류의 운명을 뒤바꾼 전염병의 역사를 좀 더 입체적이고 다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역사 속에서 전염병의 도전에 인류가 어떻게 응전해왔는지 성찰해보면서, 이른바 ‘전염병의 시대’가 되어버린 21세기에 소중한 지혜와 교훈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