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시오 키로가Horacio Quiroga
1878년 12월 31일 우루과이 살토에서 태어났다. 1896년 친구들과 ‘삼총사 모임’을 결성해 프랑스 퇴폐주의 시 등을 읽고 직접 시와 산문을 썼다. 그 무렵 모데르니스모의 미학과 레오폴도 루고네스의 시세계에 경도되었으며, 이듬해부터 『사회지』 『개혁』 등에 글을 기고하기 시작했다. 1899년에는 『살토지』를 창간해 첫 단편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와 문학 및 사회 비평을 발표한다. 그다음해, 당시 라틴아메리카 지식인들에게 정치적·문화적 이상향이었던 파리로 떠나지만 두 달여 만에 실망과 환멸만 안고 돌아온다. 1901년 그동안 쓴 시와 산문을 엮어 『산호초』를 출간했다. 1903년 산이그나시오 예수회 유적 조사단에 사진사로 참가해 아열대 밀림 지역인 미시오네스주를 처음 방문한 뒤, 그 지역에 매료되어 차코 지방에 거처를 마련하고 목화를 재배하며 이 년을 보낸다. 그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와 교사 일을 하며 다수의 단편을 썼고, 중남미 환상문학의 기틀을 마련한 작품이라 평가받는 「깃털 베개」와 「목 잘린 닭」 등을 통해 널리 이름을 알린다. 1908년 모데르니스모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자기만의 소설세계를 구축해나가며 「쫓기는 자들」을 발표했다. 1910년 산이그나시오로 이주해, 밀림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단편집 『밀림 이야기』 『야만인』 등을 출간했다. 1937년 위암 진단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917년 출간된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는 라틴아메리카 단편소설의 새 장을 연 키로가의 대표작으로, ‘사랑’ ‘광기’ ‘죽음’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통해 삶의 불분명한 표면 아래 숨어 있는 진실, 재현 불가능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포를 드러내 보인다.
옮긴이 엄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과 스페인 콤플루텐세대학교에서 라틴아메리카 소설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 『7인의 미치광이』 『카테드랄 주점에서의 대화』 『인공호흡』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