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부, 권력에 관한 사색

탕누어 | 글항아리 | 2020년 08월 28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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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무미건조한 세계에서 편집자와 독자가 살아남는 방법



오늘날 책이 읽히지 않는 것은 책이 힘을 잃었다기보다는 사람이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대학 캠퍼스에 키르케고르나 니체의 책을 들고 다니며 적어도 몇 페이지는 읽으려고 노력했다. 게다가 그들은 키르케고르와 니체를 읽는 것이 훌륭하다고 믿었다. 탕누어는 그 시절 그 사람들의 바람직함을 회상한다. “세상에는 우러러보고 경외심을 품어야 하는 훌륭한 것들이 있다는 것도 믿음으로써 그 훌륭한 것들이 기회를 가져, 삶의 경관이 밋밋하고 황량한 지경에 이르지는 않”도록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랜 세월 저자는 편집자로 지내왔다. 그는 자기가 큰 매출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그래도 돌아보면 가장 흥분되었던 일은 어떤 작가, 어떤 책을 알아보고 그것을 부와 시장의 세계에서 빼내 시간과 명예의 네트워크로 돌려보낸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현재 출판 시장은 그때보다 훨씬 더 처참하게 무너졌다. 타이완에서는 10~20년 전만 해도 2000부를 찍던 책을 지금은 500부만 찍는다. 이런 출판업의 소멸은 어떤 사회적 의미를 가질까?

탕누어는 세상의 다양한 업종 중에서 출판의 특별하고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최전선’에 자리하여 생존을 위한 책도 만들지만 동시에 명예를 위한 책도 만드는 이중성에 있다고 본다. “여러 신이 관할하는 애매한 교차지에 거주하면서 도적이 오면 도적을, 관군이 오면 관군을 환영한다.” 편집자의 가장 훌륭하고 현명한 태도는 부와 명예를 구분하면서 그 둘을 동시에 다룰 줄 아는 것이다.

편집자들은 사실 책이 안 팔리는 상황에서 한숨을 쉬고 낙담해 있다가 부정적인 에너지가 계속 쌓이면 이것이 시간 낭비임을 깨닫고 힘을 낸다. 그래서 그들은 서랍 깊숙한 곳에 넣어두었던 책 목록을 꺼내 시장에 두꺼운 책들을 줄줄이 내놓는다. 그러면 이어서 이를 악물고 책을 읽는 독자들이 출현한다. 이것이 바로 부의 세계에서 독서세계가 갖는 기이한 힘이다.

탕누어는 독자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부드럽게 설득한다. “인간은 역시 착실하게 힘껏 판별하고, 선택하고, 결정하고, 거듭 훌륭한 것을 생각해내고 말해야 하며 옳은 일을 한 사람에게 갈채를 보내거나 적어도 미소를 지어주는 한편, 때때로 진지하게 잘 쓰인 책을 사기도 해야 한다.” 그렇게 정당한 저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그들의 책을 읽는 독자들은 마침내 자신만의 우호적인 시간의 소로도 만들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탕누어唐諾
1958년생으로 타이완 이란宜蘭에서 태어났으며 타이완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프리랜서 작가다. 전문 스포츠 평론가가 아닌데도 젊은 시절 NBA 농구 칼럼으로 유명해졌고, 전문 추리소설 평론가가 아닌데도 ‘탕누어’ 스타일의 추리소설 가이드를 내서 같은 해에 타이완 3대 출판상을 받았다. 또 『끝盡頭』은 진딩상金鼎? 문학도서상을 받았다. 유일한 ‘전공’은 작가 겸 프로 독서가로서, 지은 책으로 『마르케스의 서재에서閱讀的故事』 『역사, 눈앞의 현실眼前-讀 「左傳」』 『한자의 탄생文字的故事』 『끝盡頭』 『세상의 이름世間的名字』 『독자시대讀者時代』 『탕누어 추리소설 가이드 1唐諾推理小說導讀選Ⅰ』 『탕누어 추리소설 가이드 2』 『커피숍에서 14명의 작가를 만나다在??館遇見十四個作家』 등이 있다.

옮긴이 김택규
1971년 인천 출생. 중국 현대문학 박사. 한국출판산업진흥원 중국 저작권 수출 분야 자문위원. 출판 번역과 기획에 종사하며 숭실대학 대학원에서 번역을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이중톈 중국사』 『죽은 불 다시 살아나』 『암호해독자』 등이 있다.

목차소개

설명
시작은 한나 아렌트의 분노로부터
소멸 중인 사후명예
체호프의 웃음소리
어느 예언적인, 시대의 진상
갈수록 빠져들기 어려운 함정
행복은 그 자체가 목적이다
절대 수요라는 것
절대 수요와 자유
공자, 자로, 안연
즉시 부각되는 두 가지 문제
절대 수요에 관한 어떤 실험
인간에게는 많은 것이 필요 없다
구부러지고, 모호해지고, 사라지는 생존 한계선
굶어 죽은 사람도 얼어 죽은 사람도 없는 비극적인 이야기
그저 다른 사람과 똑같아지려는 것일 뿐
실행되지 못할 승인
부를 견제할 만한 것은 이제 없다
마르케스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권력은 정말 필사적으로 지킬 가치가 있는가
국가 단위의 권력과 세계 단위의 부
돈을 계승하는 것이 권력을 계승하는 것보다 쉽다
억상
상홍양이 되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오프라 윈프리는 무엇을 꺼냈을까?
부의 힘은 눈에 보일 뿐 아니라 계속 더 강해진다
민첩해진 부
화폐로 쓰기에 알맞은 것
왜 더 쓸모 있는 철이 아니었나?
화폐의 간계는 신용에서 생기고 신용 속에 숨어 있다
화폐가 창출하는 이익
한 무제가 쓴 화폐의 간계
쓸데없는 일이 사활이 걸린 일이 되다
아편이 아니라 화폐여야 맞다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진정한 복음
사들인 하늘
전혀 모순적이지 않은 자본주의의 모순
오직 자본의 형성을 위하여
돈이 어떤 점을 넘어서면
하늘에 쌓아둔 보물
화수분
물론 기업은 여전히 실패하기는 한다
커야 안 망한다
어쨌든 물어봐야 한다, 한 사람이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버는지
부귀열차
명예는 밧줄일 뿐
보상 체계
명예의 독립에 관하여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쇠락한 종교와 역사 그리고 대시간
우호적인 시간의 소로를 만들자
우리는 두 번 살 수밖에 없다
명예는 부와 권력 중 어느 것을 더 두려워할까
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승인
이상하고 또 이상하다
죽은 사자와 산 사자
마음대로 고객도 못 택하는 일본 국철
스미스 대 스미스
똑같은 손
보르헤스의 「나의 일생」
특별한 인간과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인간
국가는 결국 사라질 것이다
여등과 여붕
잃어버린 기예
조밀성과 완전한 느낌
지식의 총량과 분업만 문제가 아니다
아마추어화되는 세계
국가를 중간 층위로 보려는 시험
편집자와 독자의 위치에서 보면
세습화의 민주 정치
민주 선거는 ‘권력 세탁’과 같다
현실의 또 다른 두 가지 가능성
민주 정치는 돈이 많이 든다
1968년, 내 어린 시절의 민주 선거
갈수록 부가 더 필요한 권력 구조
돈으로 권력을 사다
권력의 세계로 통하는 새로운 좁은 문
더는 자기 돈으로 선거하지 않는다
현세에 성불하기
대시간
또 다른 ‘치명적 자만’
장엄하지 않고, 화려하지 않고, 찬양받지 못한다
백화점 천국
등에
멈춰라
실의에 빠진 인간
경제가 안 좋아지면 무엇이 우리를 지켜줄까
부와 권력이 명예와 다투는 위치에 서 있다면
2000권의 기적은 지금 별고 없을까
2000권에서 500권으로
더는 시늉하지 않고 돌아올 리도 없는 독자
독자에서 소비자로
책의 발자국을 좇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죽었다
명예의 보상에 의지하지 않는 글쓰기
마지막으로, 작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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