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이다, 비나이다. 부처님께 비나이다. 몽운사 화주승이 우리 절의 부처님이 영검하시어 빌어서 아니 이루어지는 일이 없다 하여, 심청이 부친 무자생 심자 학자 규자가 공양미 삼백 석을 지성으로 시주하면 눈을 떠서 성한 사람 된다 하옵길래 이렇게 소녀 몸을 팔아 공양미 삼백 석을 지성으로 부처님전에 공양하였습니다. 소녀 심청이의 정성과 공양미 삼백 석을 부처님께서 흠향[歆饗:신명(神明)이 제물을 받음]하신 걸로 알고 이 한 몸 어버이를 위하여, 부친 눈뜨게 하오려고 이 물로 뛰어내리옵니다. 소녀 죽어 황천에 가서, 소녀가 부처님 뵈올 적에 우러러보게 해 주시고, 부처님께서 소녀를 보올 적에 떳떳이 당당하게 보아 주셔야 하옵니다. 이팔청춘 내맡기고 죽는 소녀 심정 헤아리시어 부처님 뵈옵는 날 소녀 부친 광명 천지 보시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아니하오니 소녀 죽어서나마 소원 이루게 하옵소서. 효녀의 심볼로 오랜 세월 각인된 그 이름, 심청. 오랜 세월을 격하고 2012년 현재, 다시 눈을 뜬다. 장편 소설 2권이라는 엄청난 분량으로 알차게 재해석 된 우리의 고전 ‘심청전’ 그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야기 속으로 당신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