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을 위한 여성 잡지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1930년대 여성 잡지를 보자. 우선 백옥같이 흰 피부에 옷고름을 감아쥐고, 히사시가미 머리와 뾰족 구두, 레이스 장식의 옷차림을 한 패션리더들의 사진이 표지에 실린다. 그리고 넘겨보면, 이 패션리더 신여성들이 어떤 옷을 입는지, 무엇을 먹는지, 어떤 집에 사는지가 설명되어 있다. 당시의 최신 유행이 잡지를 장식하고 있다. 또한 젖먹이는 방법, 아이를 키우는 방법, 어린 아이 옷 만드는 방법 등도 같이 실려 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 ‘여성’은 최신 유행 패션과 최신 교육법, 최신 인테리어를 동시에 알아야 했던 것이다. ‘행복한 가정 만들기’ 프로젝트는 1920년대를 지나 1930년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모델하우스의 기원 : 1910년대 가정 박람회
1910년대 ‘가정 박람회’는 말 그대로 ‘가정’을 전시한 것이었다. 가정의 생활방식, 집과 방의 구조 등 가정의 모든 것을 전시한 것이 바로 가정박람회였다. “이때까지 아이를 업는 법이 위태하여 아이를 업지 못하게 하였더니 가정박람회를 보고는 거기 진열한 것이 안전하여 그와 같이 아이를 업히고자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정박람회에서는 가정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가정박람회는 남의 집 대문을 열어 방을 공개하는 것을 매우 꺼렸던 문화를 바꾸어, 그 집 방과 그 집 물건들을 보여주는 관음증을 적당히 활용하여, 모델 주택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가정박람회에 전시된 중류가정에는 양로실, 주부실, 하녀실, 그리고 아동실까지 달려 있었다. 지금의 모델 하우스처럼 새로운 주택의 내부를 보여주는 역할까지 가정박람회가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