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고 10년 늙는다지만

안효원 | 책만드는토우 | 2020년 08월 28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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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집을 짓겠다고 마음먹고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집을 지으면 10년 늙는다”였다. 주변에서 “건축주와 시공업자가 벌인 살벌한 신경전에 피가 말랐다”는 소리가 들렸다. 도대체 집을 짓는 것이 얼마나 힘들기에 이런 말들이 있을까. 나는 10년을 늙고 싶지도, 피를 말리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혼기가 꽉 찬 농촌총각은 결혼 날짜를 잡았고, 부모님 옆방에 신혼살림을 차릴 수는 없었다. 두렵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한 마음도 들었다. “나는 집을 지으며 몇 년이나 늙을까? 집이 완성될 무렵 시공업자와 머리채 잡고 싸우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10년 늙지 않았다. 설계 4개월 시공 2개월 했으니 딱 6개월만큼 늙었다. 또 시공업자와 싸우지도 않았고 집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볼 때마다 화가 치미는 사태도 벌어지지 않았다. 매일 아침 현장으로 가는 발걸음은 가벼웠고 목수들과 함께 나날이 성장하는 집을 보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공사가 끝난 지금 집을 보고 있으면 상상 이상의 작품을 선물로 받은 기분이다. 추운 겨울 마른 풀 외에 아무 것도 없던 곳에 예쁜 집 한 채가 실록의 품에 안겨 서 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 책은 집 구상을 시작한 2011년 11월부터 집짓기를 마친 2012년 5월까지의 기록이다. 처음에는‘좋은 기록 하나 남기자’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집짓기 기록은 기자생활을 하고 나서 생긴 직업병(뭔가를 쓰지 않으면 마음이 답답한 병)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건축주가 맞서야할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좋은 집을 짓고 싶은 마음만 있었지 집에 대한 지식은 없었고 그에 필요한 철학도 없었다. 인터넷 홍수 속에서 왜 지식이 없겠냐 하겠지만 건축주에게는 검색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했다. 농촌총각은 집을 지으며 행복했다. 집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경이였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것은 허용 범위 안의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어디가 더 싼가?’하는 가격 비교나 건축박람회 수준의 정보가 아니었다. 더 중요한 것은 건축주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되어 설계부터 완공까지 집짓기 전 과정을 잘 조율하는 것이었다. 이 책에는 어떻게 하면 좋은 설계를 할 수 있는지 어떤 시공업자를 선정해야 하는지 시공 과정에서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우리는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설계자, 시공업자, 건축주 모두가 행복한 집짓기가 그것이다. 또 가능하다면 그것을 매뉴얼로 만들고 싶었다. 이유는 단 하나 집을 짓는 모든 이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집짓기의 처음 중간 끝에 만난 세 사람은 이 실험이 성공했다는 데에 합의했다. 집이 아름답게 완성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또 서로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나는 집짓기를 희망하는 많은 이들이 우리의 방법을 배워 행복한 집짓기를 했으면 좋겠다.

저자소개

저자는 문화예술웹진 <컬처뉴스>, 영화주간지 <필름 2.0>, 인터넷서점 <반디앤루니스>에서 책과 영화 등 문화 전반에 관한 글쓰기를 했다. 2010년 고향 포천으로 돌아와 부모님의 농사를 도우며 <농촌총각>의 길을 걷게 되었다. 농촌총각이 된 것은 예상치 못한 질병 때문이었다. 시골로 내려오기 전, 투병 생활 속에서 앞으로 걸어야 할 삶의 방향을 모색했다. 작은 몸뚱이를 살리기 위해 애쓴 의사와 간호사의 따뜻한 손길 그리고 회복을 바라는 수많은 이들의 기도를 통해 다시 세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런 따뜻한 손길을 가슴에 새긴 농촌총각은 자신 역시 앞으로 사람을 ‘살리는 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 방법으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글쓰기와 아이들과 함께 밝은 미래를 꿈꾸는 교육을 택했다. 2011년부터 중리교회 청소년 공부방이 아름드리에서 영어와 논술을, 모교인 중리초등학교에서 국어와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사랑, 평화, 자유 등 추상적인 말을 구체적인 삶으로 바꿀 수 있도록, 그동안 써온 글이 거짓말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살고 있다. 저서로는 터키 여행에세이 『고맙습니다』가 있다.

목차소개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도서관에 길이 있다
* 첫 만남,‘첫’이 주는 설레임이 있다
*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더니
* 내가 가늠할 수 있는 돈의 최고치 1억
* 설계하는데 육 개월, 집 짓는데 두 달
* 행복한 집짓기는 정녕 꿈이런가?
* 상상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 모든 것을 만족할 수는 없다
* 가장 안 좋은 상황을 염두에 둔다
* 첫 설계, 그‘첫’에는 설렘도 당혹감도 있다
*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수신제가치국평천하
* 내 젊은 날(?)의 추억이 머문 곳, 서울
* 나만의 동굴이 필요하다, 다락
* 우리 속담에 ‘삼 세 번’이 있다
* 비워야 비로소 채워진다
* 김집 건축가 현장 방문
* 집은 돈을 들이기로 하면 끝도 한도 없다
* 안효원님,‘건축신고’민원이 해결되었습니다
* 목수는 세상에서 가장 영리하고 가장 인내심 있으며 가장 강하다
* 나를 넘어서는 순간을 만나다
*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움, 빨간벽돌
* 집짓기에는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
* 드디어 시작이다
* 나무의 뿌리가 튼튼해야 하듯 집의 기초 역시 그렇다
* 견적서를 숫자놀음으로 봐서는 안 된다
* ‘이골이 났다’는 말의 의미를 알았다
* 건축주와 시공업자는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
* 21세기에도 집짓기는 하늘만 본다
* 메우고 다지기- 대나무처럼 매듭을 만든다
* 모든 건축물의 기본은 수평과 수직이다
* 삼자회담 - 설계자, 시공업자, 건축주의 만남
* 기초의 끝, 흔적 지우기
* 이젠 목수들이 나설 차례다
* 지금까지는 가로, 이제부터는 세로의 작업이다
* 목수는 마술사- 집이 자란다
* 집이 자라는 만큼 공간도 커졌다
* 굳이 묻지 않아도 보는 것만으로도 알게 되는 것이 있다
* 마지막 순간의 아름다운 하나
* 내 인생의 휴식 그리고 또 다른 삶
* 안마담의 커피맛이 이젠 그리움이 되었다
* 건축주의 말이 현실이 된다
*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알게 된 전기공사
* 속을 꽉 채워야 하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라 집도 그랬다
* 계절만큼 정직한 것도 없다
* 집은,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 2012년 4월11일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 느리기 때문에 더욱 단단하고 아름답다
* 우렁각시가 현장에 있는 게 분명했다
* 안개속의 집은 꿈처럼 느껴졌다
*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다-벽돌쌓기
* 온돌문화의 진화
* 모든 일은 그 일 만큼의 시간이 걸린다
* 화장은 여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 우리 인생은 모두 자신만의 계단이 있다
* 농부가 농약을 치듯 벽돌에 발수제를 쳤다
*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더 신경 쓰는 양재훈 대표
* 당신은 사장이라 불리기에 충분합니다
* 언제나 ‘할 수 있다’ 말하는 긍정의 마인드를 가진 양대표
* 향기 있는 사람은 겸손하다
*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는 봄부터 그렇게 울었나 보다
* 목수가 주는 결혼선물-이미지 월
* 목수와 철수 트레이드마크
* 이별을 생각하니 벌써 마음이 서럽다
*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은 만남을 전제한다
* 집짓기란 여행이, 터널의 끝처럼 보인다
* 선택은 늘 어렵다
* 태초에 빛이 있으라 하매
* 고난은 끝이 아니라 새 세상으로 가는 통로다
* 집짓기… 그렇게 끝이 났다
* 집은, 주인을 닮는다

* 에필로그_집짓고 10년 늙는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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