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경주로 달린다. 산 같은 고분은 민가와 함께 셋 넷 하나둘 사이좋게 섞여 있다. 남에도 고분(古墳), 북에도 고분, 차는 고분을 바라보고 고분을 끼고 고분을 돌고 고분을 뚫고 달린다──달린다. 머리 벗겨진 고분, 허리 끊어진 고분, 다리 끊어진 고분, 팔 끊어진 고분, 경주인(慶州人)은 고분과 함께 살림하고 있다. 헐어진 고분은 자갈돌의 사태(沙汰)이다. 자갈돌의 사태──고분의 사태──돌무덤의 바다──차를 내려 거닐어 보아라. 길에도 논에도 밭에도 두렁에도 집터에도 담에도 벽에도 냇가에도 돌, 돌, 돌──진실로 경주는 돌의 나라이니 돌은 곧 경주이다.<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