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계몽주의의 유학적 기초』는 중국적 세계관의 수용자인 서구 문명의 ‘문화 인자’를 먼저 읽어내기를 제안하고, 17~18세기 유럽 계몽사상의 흐름 속에서 볼프의 역할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의 중국 형상에 투영된 저항의 은유와 오독(誤讀)을 분석하면서 중국의 ‘유교적 세계관’이 독일 계몽주의 형성에 미친 영향을 논의한다. 이러한 논의와 연구는 볼프의 연설문인 「중국인의 실천철학에 관한 연설」을 토대로 이루어지며, 여기서 저자는 특정 저작물 속의 이국 형상을 연구하는 방법인 ‘형상학(IMAGOLOGIE)’을 도입한다. 저자는 끊임없이 “타자가 우리의 세계관을 통해 관찰되듯 우리 역시 타자의 시각 속에 존재하며, 결국 정체성은 자아와 타자의 상호 투영과 의존 속에서 규정된다”는 점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