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삿갓을 쓰고 청천백일(靑天白日)을 가리며 그늘 속에서 한평생을 마치었다. 팔도로 돌아다니던 그가 간편한 갓을 쓰지 아니하고 커다란 삿갓을 주체로 굳게 쓰고 다녔으니 거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의 시를 보면 이러하다.<중략> 즉 그 당시의 풍속 사람들의 의관이란 모두 허식인데, 내가 쓴 삿갓은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아무 걱정이 없다는 것이다. 이로 보면 그는 갓 쓴 사람, 폐족이라고 비웃는 사람을 미워하였으며 삿갓 쓴 사람 평민을 좋아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삿갓을 상당히 중대시하였으며 삿갓은 김병연을 대신하였다. 그가 금강산에 들어갈 때에 지은 시는 이러하다.<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