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나는 너에게서 배웠는데

허수경 | 난다 | 2020년 10월 19일 | EPUB

이용가능환경 : Windows/Android/iOS 구매 후, PC,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파일 용량 제한없이 다운로드 및 열람이 가능합니다.

구매

종이책 정가 13,000원

전자책 정가 9,100원

판매가 9,100원

도서소개

가난한 당신이여, 당신의 연인에게 오늘 이 시를 읽어주시기를!

“사랑의 순간이 우리 모두를 평화주의자로, 아름다움 앞에 고개를 숙이는 자로 변하게 하는 기이함을 되새기며 이 시를 읽는다.”

 폐허가 된 옛 도시를 걸으며 사라진 것들의 영혼을 글로 남겼던 시인 허수경의 세번째 유고집 『사랑을 나는 너에게서 배웠는데』를 그의 2주기인 2020년 10월 3일에 선보인다. 독일에 살던 그가 2009년 한국일보 지면 ‘시로 여는 아침’에 연재한 짧은 산문과 시 50편을 엮었다. 지상을 떠나기 전 남겼던 원고 ‘가기 전에 쓰는 시들’ 속 ‘시’에 빗금을 긋고 ‘글’로 바꾸어 적었던 허수경 시인. 그에게 시란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삶의 내용”이었다. 『사랑을 나는 너에게서 배웠는데』는 “탄생과 탄생을 거듭하다가 어느 날 폭발해버리는” 존재인 시인들을 향한 허수경의 “개인적인 사랑 고백”이자 “이들의 시를 읽을 수 있는 영광의 시간에 대한 찬가”이다(「시인의 말」). 그가 전하는 50편의 시에는 ‘아린 무의 속살을 베어문 듯한 싱싱한 삶의 순간’이 있다.
 1992년 늦가을 독일로 떠난 허수경 시인은 작은 방 하나를 얻어놓고 뮌스터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했다. 한 인간의 마음속에는 자신이라는 게 하나만 존재하지 않는다던 그에게 모국을 떠나 낯선 타지에 사는 일은 전혀 몰랐던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발견한 수많은 나와 타자,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그는 시와 폐허가 된 사원의 침묵으로 들여다보았다. 몇 밀리미터의 지층으로 남은, 누군가가 지상에서 보낸 시간의 흔적을 찾아내고 그 속에 존재했을 무수한 감정들을 되짚어보는 작업을 통해 그는 새로운 시를 끊임없이 찾아냈다. 고고학에 대한 그의 열망, 사라진 존재를 기억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은 그가 시로, 글로 표현하고자 했던 바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었는지도 모른다.

저자소개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자라고 대학 역시 그곳에서 다녔다. 오래된 도시, 그 진주가 도시에 대한 원체험이었다. 낮은 한옥들, 골목들, 그 사이사이에 있던 오래된 식당들과 주점들. 그 인간의 도시에서 새어나오던 불빛들이 내 정서의 근간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밥을 벌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고 그 무렵에 시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봉천동에서 살다가 방송국 스크립터 생활을 하면서 이태원, 원당, 광화문 근처에서 셋방을 얻어 살기도 했다.
1992년 늦가을 독일로 왔다. 나에게는 집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셋방 아니면 기숙사 방이 내 삶의 거처였다. 작은 방 하나만을 지상에 얻어놓고 유랑을 하는 것처럼 독일에서 살면서 공부했고, 여름방학이면 그 방마저 독일에 두고 오리엔트로 발굴을 하러 가기도 했다. 발굴장의 숙소는 텐트이거나 여러 명이 함께 지내는 임시로 지어진 방이었다. 발굴을 하면서, 폐허가 된 옛 도시를 경험하면서, 인간의 도시들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았다. 도시뿐 아니라 우리 모두 이 지상에서 영원히 거처하지 못할 거라는 것도 사무치게 알았다.
서울에서 살 때 두 권의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혼자 가는 먼 집』을 발표했다. 두번째 시집인 『혼자 가는 먼 집』의 제목을 정할 때 그것이 어쩌면 나라는 자아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독일에서 살면서 세번째 시집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를 내었을 때 이미 나는 참 많은 폐허 도시를 보고 난 뒤였다. 나는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짐작했다. 물질이든 생명이든 유한한 주기를 살다가 사라져갈 때 그들의 영혼은 어디인가에 남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뮌스터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학교라는 제도 속에서 공부하기를 멈추고 글쓰기로 돌아왔다. 그뒤로 시집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빌어먹을, 차가운 심장』『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산문집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너 없이 걸었다』, 장편소설 『모래도시』『아틀란티스야, 잘 가』『박하』, 동화책 『가로미와 늘메 이야기』『마루호리의 비밀』, 번역서 『슬픈 란돌린』『끝없는 이야기』『사랑하기 위한 일곱 번의 시도』『그림 형제 동화집』 등을 펴냈다. 동서문학상, 전숙희문학상, 이육사문학상을 수상했다.
2018년 10월 3일 뮌스터에서 생을 마감했다. 유고집으로 『가기 전에 쓰는 글들』『오늘의 착각』이 출간됐다.

목차소개

시인의 말

The Last Train?오장환
감자에 싹이 나서 잎이 나서,?유형진
강우降雨?김춘수
고생대 마을?안현미
고향?김종삼
과일가게 앞에서?박재삼
국화꽃 그늘을 빌려?장석남
그대 영혼의 살림집에?최승자
그에게는 많은 손목시계가 있다?류인서
꽃?파울 첼란
꿈?염명순
나무?천상병
나뭇잎 배?박홍근
눈물?김현승
들?안토니오 마차도
로렐라이?하인리히 하이네
마늘밭 가에서?안도현
마음의 그림자?최하림
먼 후일後日?김소월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무밭에 서서?최문자
물과 빛이 끝나는 곳에서?이성복
바람에 날려가다?밥 딜런
반지 속의 여자?정은숙
밤?두보
버들치?차창룡
부빈다는 것?김신용
빈녀음?허난설헌
사랑?김근
사랑?김수영
서적?조연호
속담?옥타비오 파스
쇠귀나물?황학주
수도에서?에리히 프리히드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신석정
양치기 30?알베르투 카에이루
어느 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유하
어느 해거름?진이정
여승?백석
여행?나즘 히크메트
울고 싶은 놈?이시하라 요시로
월식月蝕?김명수
작은 비엔나 왈츠?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잡담 길들이기 3?마종기
장미의 내부?라이너 마리아 릴케
전생에 들르다?이병률
전설?에바 슈트리트마터
찻집?에즈라 파운드
테렐지 숲에서 생긴 일?이시영
호랑이는 고양이과다?최정례

회원리뷰 (0)

현재 회원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