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켓에서 3년째 잠입 임무를 수행 중인
비밀 조직 ‘블랙 슈트’ 소속, 강도하.
“남의 얼굴은 왜 그렇게 쳐다봅니까.”
“실장님, 진짜 너무 잘생기신 거 아니에요?”
허물없이 다가오던 유미의 모습은
그가 목숨 바쳐 지키고자 했던 모든 것들과 닮아 있었다.
─요새 너답지 않게 둔하구나. 여자라도 생긴 게냐.
“여자 같은 건 없습니다.”
하지만 잃을 수 있는 존재가 생겼다는 슬픔과 두려움은
도하를 나약하게 만듦과 동시에 필사적으로 만들었다.
“당신이 정말로 죽을 수도 있다고!”
“저한테 대체 왜 이러시는데요?”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고 하면, 믿을 겁니까?”
뜬구름처럼 허망한 기대에 불과했었던,
선택된 자들에게만 허락된 줄 알았던 사랑이라는 행운…….
“무사히 살아남으면요. 그때는 우리한테도 미래란 게 있는 건가요?”
“반드시 찾아낼 겁니다. 당신이 살아만 있어 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