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대륙 전역에 그런 소문이 파다했다.
‘바틴 왕국에 권능이 내려진 여인이 나타났다.’
신의 정기를 나눠 받아 이 땅에 내려온 성수(聖獸).
그리고 성수와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아스트라 윈터’, 바로 그녀였다.
“레이디 아스트라, 당신이라면 성수를 지배할 수 있습니다.”
각국은 저마다 고귀한 성녀(聖女)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의 그 탐욕적이고도 파렴치한 언행에 치가 떨린다.
“저는 물건이 아니에요. 제 인생의 주인은 저입니다.
저는 ‘아스트라 윈터’라는 한 인간으로서 살기를 원해요.”
그리고……
“너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직한 인간일지도 모른다.”
아스트라를 평범한 인간으로 봐 준 단 한 사람, ‘레녹스 데본’.
“내 아내를 데려가려거든, 네놈은 가문의 삼대를 내놓아라.”
그녀를 노리는 자들을 겨눈 남자의 검 끝이, 서슬 퍼렇게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