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를 지키기 위해 버려진 비운의 왕자.
서산에서 흐르는 액을 온몸으로 막아 버티는 혈랑 대군, 이결.
‘다가오지 마라.
내 곁에 있는 것들은 모두, 부서져 버린다.’
피비린내 나는 결의 곁으로
나붓거리는 꽃처럼 내밀어진 가녀린 손.
“잡아 줘요!”
잡아도 될까 고민했던 손은 상처가 많았다.
그가 지키지 않아도 스스로 지킬 수 있다 했다.
그럼에도 세월이 새긴 두려움에 결은 떨었다.
“너는, 너만은 겁쟁이였으면 좋겠다.”
“사냥꾼더러 겁쟁이를 하라고 하십니까?”
당돌하게 마주하는 눈, 맞잡아 오는 손.
잃고 싶지 않아서 모든 것을 놓아 버렸던 결이
다시 한번 검을 든다.
반드시 지켜 내고 싶은 너, 나의 작은 새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