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용기 누군가는 헌신 누군가는 여전사 또 누군가는 아이러니하게도 20달러 신권의 초상인물로 떠올리는 이름… 해리엇 터브먼 흑인노예 해방의 전사이자 인권운동가의 상징. 비밀조직망 지하철도의 가장 유명한 요원이자 흑인들의 모세 밀정에서 간호병에 이르기까지 남북전쟁을 종횡무진했던 군인. 미국역사상 여전히 신화와 전설의 그림자가 더 짙게 드리운 몇 안 되는 이름 중에 해리엇 터브먼이 있다. 흑인 최초로 미 달러의 초상인물로 예정된(원래 예정이었던 2020년에서 2028년으로 잠정 연기된 상태) 것은 또 다른 화젯거리다. 해리엇 자신은 읽고 쓸 줄 몰랐기에 자신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와 미사여구에는 관심이 없었다. 노예 착취를 기반으로 성장했음을 부인할 수 없는 그녀가 온몸으로 저항한 대상이었던 자본주의 그 상징인 화폐의 인물이 된 아이러니한 상황을 그녀가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는 알 수 없다. 그녀가 관심을 가진 것은 오로지 속박 받는 노예의 자유였고 빼앗긴 약자들의 권리였다. 그녀는 늘 고통 받는 사람들의 현장에 있었고 늘 그들과 함께 행동했다. 새러 홉킨스 브래드퍼드의 『해리엇 터브먼 흑인들의 모세Harriet Tubman Moses of Her People』는 단순한 역사적 인물을 넘어 미국 참여 민주주의와 리더십의 롤모델로 평가받는 해리엇 터브먼의 기념비적인 전기물이다. 작가의 또 다른 해리엇 터브먼 전기 『해리엇 터브먼의 삶의 장면들Scenes in the Life of Harriet Tubman』과 함께 이 두 편의 전기는 역사적인 정밀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유지해온 영향력과 더불어 널리 읽히고 있다. 이 번역본은 시기적으로 나중에 출간된 원서 『해리엇 터브먼 흑인들의 모세』를 번역하고 『해리엇 터브먼의 삶의 장면들』에서 중복되지 않는 내용을 보완하는 방식을 취했다. 코로나 시대 병마보다 더 인간의 영혼에 깊은 고통과 상처를 남기는 차별과 반목... 해리엇 터브먼이 그토록 없애고자 했던 현장에 다시금 그녀의 이름이 울리고 있다. “우리는 해리엇 터브먼과 함께 걷는다. We walk with Harriet Tubman.” 그래서 누군가는 말한다. 어쩌면 지금이 해리엇 터브먼을 읽고 알려야할 적기인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