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여섯 가지 소제목으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 이야기인‘장구만 한 똥을 누는 마고할멈’은 산속 오두막집에서 평화롭고 한가한 일상을 보내는 마고할멈을 그렸다. 바다 한 가운데의 바위를 공깃돌 다루듯 뽑아 던지고, 우물보다 깊고 넓은 솥을 열어 밥을 배불리 먹고, 그런 뒤에 오른쪽 산 왼쪽 산에 두 다리를 척! 걸치고 똥을 누는 마고할멈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유쾌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그 평화는 마고할멈이 자식들에게 김치를 담가주기 위해 배추 씨를 뿌리면서부터 서서히 균열의 조짐이 보인다.
두 번째 이야기는‘배추 거인들의 무서운 음모’인데 마고할멈이 심은 배추에서 엄청난 크기의 배추 거인들이 탄생한다. 배추 거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힘센 마고할멈이 키운 배추라는 자만심으로 똘똘 뭉쳤다. 그래서 마고할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반찬의 왕이 되겠다며 자신들의 적인 무를 없애러 간다면서 산속을 떠난다. 세 번째 이야기‘반찬의 왕은 배추다!’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배추들의 거침없는 폭력이 이어지고, 사람들은 배추 거인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며 입맛을 잃고 만다. 결국 마고할멈은 입맛을 잃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깍두기를 담가주려고 무씨를 뿌리지만 이번에는 무 아가씨들이 나타난다. 네 번째 이야기‘반찬의 여왕은 무다!’에서 무 아가씨들은 배추 거인들이 했던 것과 다를 바 없이 마을은 물론이고 도시까지 쑥대밭으로 만들고 사람들을 괴롭힌다. 다섯 번째 이야기‘배추 거인들과 무 아가씨들의 끝없는 싸움’은 배추 거인들과 무 아가씨들의 끝없는 싸움에 지칠 대로 지친 사람들은 다른 반찬으로 배를 채우고 배추와 무는 거들떠도 안 본다. 여섯 번째 이야기‘마고할멈과 김치 전쟁’에서는 보다 못한 마고할멈이 산속 오두막집을 떠나 배추 거인들과 무 아가씨들의 싸움터에 나타나고, 천신만고 끝에 싸움이 끝난다. 마지막 배추 거인과 무 아가씨가 사이좋게 화해를 한 뒤에 마고할멈은 쌓인 배추 더미와 무 더미 위로 소금을 솔솔 뿌려 절인 다음에 맛있는 김치를 담근다. 덕분에 사람들은 그 해 겨울 아주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