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아가씨는 내가 보여?”
사람을 사랑하는 요물, 카라스.
그 요마는 외로워했다.
그래서 인간에게 달라붙어 죽을 때까지 놓아주지 않곤 했다.
그 끝이 비참할지언정 부족한 사랑을 채워 받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이번은 다를 예정이었다.
벚나무 아래로 한 아가씨를 내려다본 순간.
그리고 서로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그는 깨달았다.
그의 진정한 ‘첫사랑’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걸.
*
여느 때처럼 사람의 정기를 빼앗아 죽인 후, 벚나무에 매달려 있던 카라스.
그의 눈앞에 요마를 볼 수 있는 일산정의 양녀, 무린이 나타난다.
자신을 볼 수 있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과 그녀를 본 순간 느낀 낯선 욕망으로 카라스는 무린에게 들러붙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혼사를 준비 중인 양부모의 말에 무린은 요마인 카라스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인간으로 분한 카라스는 무린의 공식적인 약혼자 행세를 시작하는데.
한편 도내에 인간의 힘이라고 볼 수 없는 무차별적인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두 사람을 의심하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인간과 요마. 두 사람의 관계는 결국 어떤 엔딩을 맞이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