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조약문 사건 은 1893년 10월과 11월 영국 스트랜드 매거진(The Strand Magazine)과 미국 하퍼스 위클리(Harper s Weekly)지에 소개된 작품이다. 영국 해군의 매우 중요한 조약문의 행방을 둘러싼 사건으로 개인적인 치정이나 원한과 관련된 이전 사건들과 달리 국가 안보와 관련된 스케일이 큰 모험을 다룬다. 시작은 왓슨의 옛 학교 친구인 외무부 직원 퍼시 펠프스의 의뢰 편지다. 펠프스는 심약하지만 책임감이 강한 젊은 관료로 결혼을 약속한 정숙한 약혼녀 애니를 두고 있다. 업무상 중요한 해군 조약 문서를 수령한 그는 밤 늦게까지 외무부 사무실에서 일하며 철저히 보안에 신경을 쓴다. 그러나 주문한 커피를 확인하러 잠깐 사무실을 비운 사이에 그 조약문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만다. 사색이 된 펠프스는 백방으로 찾아보지만 어디에도 단서가 없다. 사색이 된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홈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 해군 조약문 사건 은 좀처럼 감상적인 발언을 하지 않는 홈즈가 드물게 장미꽃을 들고 의미심장한 대사를 남긴 일화로도 유명하다. "내게는 신의 은총에 대한 우리의 가장 큰 확신은 이 꽃들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보이는군..." 왓슨은 국가 안보가 걸린 심각한 사건 앞에서 그런 태도를 보이는 홈즈의 새로운 면모에 놀라지만 매순간이 지옥인 펠프스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홈즈는 펠프스가 범인으로 의심하는 약혼녀 애니의 남동생 조셉부터 차기 영국 수상으로 거론될 정도의 거물 귀족 허스트경까지 문서의 행방을 찾기 위해 두루 접촉하며 수사한다. 과연 홈즈는 문서가 적국의 스파이 손에 넘어가기 전에 무사히 되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대담한 범죄를 저지른 자는 과연 누구일까? 이 작품은 숙적 모리어티 교수와의 최종 대결을 다룬 홈즈의 마지막 사건 직전에 발표되었으며 단편 치고는 꽤 긴 작품이라 두 달로 나뉘어 연재되었다. 도일이 총 56편의 홈즈 단편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으로 꼽은 19편에도 수록된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