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흘러간 강물이 되돌아온다고?’
‘오지 말란 법 있어?’
그날따라 우리 대화는 자꾸만 아귀가 어긋나는 느낌이었다.
상식이나 논리의 궤도에서 한참 벗어난, 온건하지 않은 방향으로 삐걱삐걱 구르는 기분.
그때 나는 알고 있었다. 네가 일부러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걸.
‘무슨 연어도 아니고.’
‘물고기도 돌아오는데.’
그때 우리를 둘러싼 것은 연한 물비린내와 새하얀 햇살, 온통 새파란 녹음이었다.
그리고 빛나는 색채 사이로 눈부시게 존재하던 너.
‘돌아와.’
그랬던 너에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에게 미래란 거대하고 난폭한 괴물 같았다.
제어할 수도 예측할 수도 없는 존재 앞에서, 내가 장담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돌아올 거라는 희망도 돌아오겠다는 다짐도 나는 네게 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강물은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