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호 채도원입니다.”
“아, 저는 문영주예요. 얘는 로키고요.”
이곳에 이사를 온 후로, 영주는 모든 것이 다 좋아지고 있었다.
좋았던 날에도, 좋지 않았던 날에도 함께한 이웃으로 인해.
“채도원 씨, 나 좋아해요?”
떨림을 가진 수줍은 그녀의 음성이 도원의 귀를 간질였다.
그대로 녹아들어 그의 목구멍을,
그리고 가슴을 사르르 쓸며 내려갔다.
“때로는 하나의 행동이 백 마디 말을 대신할 때가 있어요.
내 행동이 영주 씨가 원하는 모든 말을 대신했습니까.”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오늘 밤,
그와 함께였으면 좋겠다는 하나의 욕심이
영주의 발을 이 자리로 이끌었다.
우리의 시간, 우리의 장소에.
“내년에도 같이 보러 와요. 꽃잎 피어날 쯤에.”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찬연하게 꽃눈 틔게 될 봄날이.
나란히 서 꽃비를 맞을 두 사람과 한 마리의 다정한 구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