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민족의 출발점을 이해하기 위해선 당시 아브라함이 살았던 우르의 수메르문명을 알 필요가 있다. 그런데 수메르문명이 놀랍도록 발달한 문명이라는 사실은 20세기 전후해서야 밝혀졌다. 19세기까지 고대 오리엔트에 대한 지식은 구약성서와 기원전 5세기의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쓴 ‘역사’ 기록이 거의 전부였다. 그 뒤 수메르문명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순전히 고고학 발굴의 덕분이었다. 폴 에밀 보타의 아시리아 궁전 발굴로 시작된다. 오스틴 레이어드는 님루드 언덕의 궁전과 니네베를 파냈고 로베르트 콜데바이는 바빌론과 성서 속 바벨탑 에테메난키를 발굴했다. 발굴된 문명의 정도가 주변에 비해 너무나 월등해 자연 발생적으로 생성된 문명이 아니라 외지에서 온 이주 고등문명이거나 심지어는 외계문명이라는 설까지 나왔다. 어떻게 인류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지적능력을 향상시켰는지는 아직도 의문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