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말은 그 성질로 보아서 결코 단어 중심으로 구두를 잡을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도 의미 중심으로 구두(句讀)의 표준을 정하는 것이 온당하다. 자로 여실히 표현을 어떻게 할까 하는 문제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표현의 고심이 이곳에 있는 것이요 언어의 선택이 이 점에서 절실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지라 시인은 ‘언어! 언어!’하며 언어를 선택해서는 그것을 닦고 다스리고 대패질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언어는 반드시 논리에 틀리는 말이요 결코 논리와 이지의 정확하고 분명한 법률 조문이나 산술서와 같은 것은 아니다. 이것으로 보면 언어는 생명이란 논리적 표현에서는 자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말라버릴 것이다.<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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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 김억(金億)(1896∼?) 호 안서(岸曙)
시인, 평론가
평북 곽산 출생
오산중학 졸업, 일본 게이오대 문과를 중퇴
오산학교 교사, 동아일보· 매일신보 기자
‘학지광’ 8월호 ‘이별’시 발표 등단
‘폐허’ 동인, ‘태서문예신보’에 다수의 번역 시 발표
납북 작가
주요저서 시집《오뇌의 무도》《해파리의 노래》《봄의 노래》《먼동 틀제》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