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물었다. 회사 그만둔 거 후회하지 않아요? 그때마다 망설이지 않고 했던 나의 대답은, 다시 돌아간다 해도 같은 선택을 하겠다고. 나의 진짜 봄은 그때부터 시작이었으니까.”
저자는 ‘아틀리에 봄’이라는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봄’의 이름을 지닌 저자에게는 자신을 의미하는 계절인 동시에 상호명이기도 하다. ‘나의 진짜 봄’이란 진정한 나 자신에게 닿고자 하는 열망의 온도이기도 하다. 뜨겁기보단 따사로운. 쳇바퀴 돌 듯 흘러가던 시간들. 회사의 어떤 풍경에서도 자신의 존재의미를 발견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삶에 다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잘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서, 한 번 해볼까 했던 많은 것들을 다 겪어 보고 나니 결국 여기더란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내내 미술을 해왔지만, 미대로 진학하진 않았다. 그러나 ‘그림을 담는 그릇’을 만드는 공방을 운영하면서 결국 어릴 적에 좋아했던 미술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릇이 있는 풍경 속에 앉아 글을 쓴다.
물론 다들 그러고 살아가는 직장인으로서의 삶,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상이겠는가. 저자는 직장 밖으로의 탈주로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거니와, 자신의 선택이 어떤 해답이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과연 나답게 존재할 수 있는 일이 무언인가의 고민과 함께 흘러온 시간의 결과가 지금의 자신일 뿐이라고.
일곱 번의 봄이 지나갔고, ‘봄’이란 이름을 지닌 그녀가 써내린 7년간의 일기를, ‘아틀리에 봄’에서의 일상과 회상 사이에서 일과 삶에 관한 키워드들로 풀어간다. 감성영화의 내레이션처럼 안으로 번지는 최새봄 작가의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