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는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 전후에 태어난 세대로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1955년~1963년생을 칭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맏형 격인 1955년생을 시작으로 714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 중 약 75.8%에 해당하는 549만 명의 취업자가 10년에 걸쳐 기업의 근로현장을 떠나는 이른바 썰물은퇴(2021년 1961년생, 2022년 1962년생, 2023년 1963년생)가 시작되었다.
에코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로 1979~1992년 사이에 출생한 인구집단이다. 산에서 소리치면 ‘에코’(echo, 소리의 울림, 메아리, 반향)가 돌아오듯 출산율이 높았던 베이비붐세대가 2세를 낳으면서 다시 출생 붐을 일으킨 세대를 말한다. 에코세대는 앞으로 20, 30년간 한국 사회를 이끌어야할 세대이나 사회에 첫발을 딛는 시기부터 취업난, 결혼난, 주거난의 3중고를 겪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베이비붐세대는 먹고 살기에 바빠, 에코세대는 아파트에서 태어나 그 아파트에 살고 있기에 집은 곧 아파트였다. 시대를 앞서 간 자들의 탈(脫) 아파트가 시작됐다. 너무 오랜 세월 아파트의 노예(?)로 살아서일까? 자신이 살 집을 짓는데 내부구조는 당연히 아파트 구조다. 그래 좋다. 그러나 집의 디자인이 없다. 아니 모른다. 그건 별 중요한 문제라는 인식이 없다. 집,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 디자인 없는 집은 집이라는 껍데기일 뿐이다. 대부분의 건축주는 집 설계를, 집을 짓고 사용승인을 받기 위한 행정적인 절차로서의 설계를 한다. 물론 설계가 있어야 집을 짓고 사용승인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하는 설계라면 그 집은 안 봐도 뻔하다. 이 설계야말로 요식행위이기 때문이다. 아니 이런 설계는 <떴다방>이 아니라 <허가방>이라고 해야 한다. 건축주가 자신이 평생 살 집의 설계에 대해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이건 준공설계일 뿐이지 진정한 집의 디자인이 아니다. 건축의 3대 요소가 구조, 기능 그리고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이 빠진 건축은 건축이 아니다. 의사의 실수는 땅 속에 남고 건축가의 실수는 땅 위에 남는다. 그건 도시의 랜드마크 같은 건축물을 말하는 거라 집하고는 상관없다? 천만의 말이다. 내가 살 이 집은 나에게 우주고 세상이다. 사람이 빵만 먹고 살 수는 없다. 사람이 집에 사는데 그저 이슬만 막아주는 그런 잠만 자는 곳이라 생각한다면 당신은 집 지을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다. 집은 설계로 시작해서 설계로 끝난다는 말은 ‘집은 결국 디자인이다’는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이 『설계, 어디까지 해봤니』다. 설계라고 다 같은 설계가 아니다. 설계 어디까지 해봐야 하는지, 이 책에 그 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