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척의 기원

최현숙 | 글항아리 | 2021년 03월 08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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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여자가 집에만 있기를 바라잖아요 다들.
근디 나는 집이 제일 싫었던 거야.
집을 나가서 내 돈을 벌어서 독립하고, 내 하고 싶은 활동을 하고
그걸 나는 더 좋아하고 더 신이 나는 거예요.

억척스런 농촌 언니들의 얽히고설킨 생애사
가난과 갈등 사이에서 피어난 주체성을 발견하다

10여 년째 노년, 중장년 여성들과 만나며 밀도 높은 구술생애사 작업을 보여온 최현숙 작가가 이번에는 나주의 두 여성농민을 찾아갔다. 이들은 작가의 전작 <할매의 탄생>의 우록리 할매들보다 한 세대 아래로, 무학無學과 시집살이, 남편의 외도 혹은 폭력과 자식들 뒤치다꺼리 등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혼 선택, 경제적 자립의 경험, 농민회 활동 등으로 좀더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다. 60년 남짓의 생애를 가득 채운 역경과 애증과 열정을 듣다 보면 그들이 ‘억척’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이유들은 개인사를 넘어 한국 사회가 아직 청산하지 못한 문제들과도 맞닿아 있다.
개별적 삶에 관한 심도 있는 이야기는 보편으로 통하곤 한다. 그게 구술생애사가 갖는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가정 폭력, 돌봄 노동, 여성에 대한 사회적 시선 등이 드러나는 대목에서는 이 책의 내용을 ‘농촌 이야기’로만 한정할 수 없게 된다. 나주의 여성농민 김순애와 정금순은 세상과 싸워 살아남기 위해 억척스러워져야 했으며, 이 억척스러움은 그게 어떤 세상이었는지에 관한 생생한 증언이다. 그리고 그들의 세상은,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저자소개

구술생애사 작가. 저서로 『작별 일기』 『할매의 탄생』 『할배의 탄생』 『막다른 골목이다 싶으면 다시 가느다란 길이 나왔어』 『천당허고 지옥이 그만큼 칭하가 날라나』 『삶을 똑바로 마주하고』가 있고, 공저로 『이번 생은 망원시장』 등이 있다.
천주교로 인해 사회운동을 시작했고, 민주노동당 여성위원장과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요양보호사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로서 노인 돌봄노동에 몸담아왔다.
노인들을 만나면서 구술생애사 작업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다. 2020년부터 홈리스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홈리스에 관해 다양한 글쓰기를 하고 있다.

목차소개

1부 상처와 고난에서 자긍심을 싹틔우다: 김순애의 반은 좋고 반은 안 좋았던 삶

원가족
아버지, 술만 춰가지고 오면 뚜드려 패고│잘 좀 살지 왜 다들 이혼하냐구요

서울 식모살이와 공장 생활

시집살이의 고됨과 부부생활
쌀 많은 집이 부러웠는데 말이 씨가 돼서│남편의 외도를 계기로 경제적 자립을 하다│싫지만 남편에 대한 포기는 안 되고│부부간에 엎치락뒤치락하는 성생활│아들이 두부랑 축사 받아서 하고

삶을 바꾼 여성농민회 활동
농민회 안 했으면 이렇게 강단 있겠어요?│못 배운 서러움과 울화│쉬다보면 길이 또 나온다고│현재의 농사, 퇴임 후의 계획│학교와 교회에 대한 양가감정

운동과 죽음에 대한 성찰

아직 풀리지 않는 모녀관계

후기_진심과 열정이 상처로 주저앉지 않기 위하여


2부 가난이 씨 뿌린 예민한 삶과 농촌에서 일군 보람의 나날들: 정금순이 말하는 생애

원가족에 대한 애환
순종 요물로만 자랐어요│부모가 사랑 줬는데도 형제간 우애롭지 않아│1970년대, 광주 여고 시절

첫 결혼 그리고 이혼

세신노동, 골병과 당당함

농부와 재혼하며 시작된 나주 생활
농을 병행하며 대농을 꾸리다│나락 농사 하는 과정│청각장애 신랑이 이장을 열심히 하고

농민회와 부녀회 활동, 고생과 재미

새엄마, 새 가족 되기
‘할머니, 왜 이모하고 엄마하고 성이 틀려요?’│성질 급한 남편하고 함께 살기

농민수당이 좌우할 농촌의 미래

내가 겪은 광주항쟁

후기_시행착오는 제대로 직면하면 힘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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