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쯤 나만의 노자 주석서를 쓰고 싶단 생각을 했다.
하지만 수련 부족과 깨달음 수준이 낮다고 느껴 차마 책을 낼 수 없었다.
도덕경 41장에 나오는 '대기만성'처럼 꾸준한 몸수련을 통해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깨달음에 가 닿을 때까지
때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세월이 이만큼 흘렀다.
문득 이러다간 죽기 전까지 책을 못 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노자란 책을 너무 무겁게만 받아들여 나도 모르게 부담감을 느꼈던 건 아닌지,
또 결코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도(道)라는 허상에 집착했던 건 아닌지 자기반성을 했다.
나는 '길 가는 사람(=도사)'일 뿐 '길 간 사람(=성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변치 않는 핵심 개념들이 있었다.
부족하나마 현시점에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들을 쓰고,
모르는 건 솔직하게 모른다고 써서 우선 초판을 내기로 맘먹었다.
이 책은 '노자 도덕경'을 본인의 운동 이론에 근거하여 새롭게 재해석한 주석서다.
책을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눴다.
'노자' 편에선 노자란 인물에 대한 개인적 견해와 도, 덕, 허, 공 등 핵심 개념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몸' 편에선 몸이 지구 중력을 거스르지 않고 편안하게 잘 지내기 위하여
어떻게 단련하고, 움직여야 하는지에 관한 이론을 요약 정리했다.
'길' 편은 본인의 운동 이론에 근거하여 도덕경 중 '도'경을 의역하고 소감문을 추가했다.
'빔' 편은 본인의 운동 이론에 근거하여 도덕경 중 '덕'경을 의역하고 소감문을 추가했다.